세월이 주는 선물·조엔 치티스터 지음
한 주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면서 가족과 함께 서점을 찾는 것은 삶의 작은 기쁨이다.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만났을 때 잠시 추억에 젖어보는 것도 좋고, 새로 고개를 내밀며 독자를 기다리는 신간을 발견할 때는 설레기도 한다. 도 그런 설렘 속에 만났다.
작가는 일흔이 넘은 수도자인데, 노년을 "지상에서 긴 삶을 견디고 산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정의한다. 흔히 인생에는 사이클이 있어 절정이 있는가 하면 이를 준비하는 시기와 내리막이 있다고 생각해온 통념에 도전하며, 생의 의미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시도다. 특히 생명과 시간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지만 다른 한편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면에서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설명은 어떤 자세로 삶에 임해야 하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노령화가 급격히 진전되면서 일하지 않고 사는 시기가 점점 길어지지만, 그 시기의 의미가 무엇인지 또 그 시기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작가는 자신의 인생을 어떤 것으로 만드는 지가 전적으로 스스로의 판단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과거의 경험은 인생의 다양한 길 중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미련을 갖는 것은 우리가 이룬 성취의 기쁨에 재를 뿌리는 일이며, 노년이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즐기고 그런 시기를 맞이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철학적 의미가 궁금하다면 평생 쌓아온 남다른 성찰의 지혜를 간명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로 우리와 나누고자 하는 작가를 만나보자. 삶을 짐이 아니라 세월이 주는 선물로 만들어주는 마법의 시간으로 초대한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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