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시민상 어린이·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자들/ "힘든 장애물도 꿈을 이루려면 극복해야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시민상 어린이·청소년 부문 대상 수상자들/ "힘든 장애물도 꿈을 이루려면 극복해야죠"

입력
2010.04.30 12:59
0 0

서울 청운초등학교 6학년 박민주(12)양에게는 1급 시각장애인 오빠가 있다. 학교를 마치고 오면 박양은 서울맹학교 중등부 3학년인 오빠의 시중을 드느라 친구들과 마음껏 못 논다. 오빠의 곁에서 공부도 도와야 하고 밥 먹을 땐 숟가락에 반찬도 올려줘야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시지만 바쁘다. 중소 부품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아버지는 돈을 벌어야 하고, 어머니도 음식점에서 일한다. 네 식구가 사는 지하 집 전세금이 지난 해 2,300만원이나 올라 대출을 받았는데, 부모님 두 분이 일을 해도 대출금 갚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민주양은 오빠 대신 친구들과 놀고 싶을 때가 있어도 좀처럼 그런 내색을 안 한다.

학교 생활도 모범적으로 잘 해내고 있다고 한다. 박양은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별로 수여하는 '기본이 바로 된 어린이상'을 1학년 때부터 5년 연속 탔다. 질서상, 모범어린이표창, 독서상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리고 30일 서울시가 주는 2010년 서울시민상 어린이부문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양은 경찰관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부모님께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경찰대에 꼭 가고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재경(40)씨는 "민주는 제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아들을 챙겨주지 못하는 저를 대신해 엄마 몫까지 해주고 있어 너무 대견하다"고 말했다.

청소년부문 대상 수상자로는 정신여중 2학년 이예지(15)양이 뽑혔다. 이 양은 손 발달이 부진한'폴란드 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학교 관현악반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단원이다.

이양은 왼손 손가락을 둘만 갖고 태어났다. 물건을 쥐기도 힘든 그 손으로 이양은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열손가락 가진 이들 못지않게 연주를 해냈다. 열심히 했고, 또 재능이 있다는 평을 들었다. 내친 김에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는 바이올린을 집어들었다. 처음에는 왼손으로 활을 쥐기도 쉽지 않았지만 밤낮없이 연습했다고 한다. 지금은 학교 관현악반과 교회 성가대에서 바이올린 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학교 성적은 중1 초반 전교 150등쯤 했는데 지금은 전교 10위권에 든다.

책 읽는 게 즐겁고, 친구나 이웃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양은"글 쓰는 것을 좋아하고 주위에서 글쓰기를 잘한다고 격려를 많이 해 기자를 꿈꾸고 있다"며 "어려움을 가진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서울시민상 어린이ㆍ청소년 대상 5개 부문 수상자는 이들을 포함 모두 76명이 선정됐다. 시상식은 5월 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박관규 기자 ac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