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다른 브랜드 도입 없이 르노삼성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차 사장이 시종 여유 있는 표정으로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근 르노삼성차가 우등생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3월 내수에서 1만3,980대, 수출에서 1만1,552대를 팔았다. 내수와 수출을 합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1.2%, 수출은 무려 406.7%나 늘었다. 1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0.7% 늘어난 6만3,923대를 팔았다. 뉴SM5와 뉴SM3가 잇따라 히트하고 있는 덕이다.
그의 별명은 장 사장이다. 그의 프랑스 이름과 우리 성씨가 겹칠 뿐 아니라 그의 '한국 사랑'이 해가 다르게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들로부터는 경영 성적이 좋다 보니 한국도 좋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받는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취임 첫해 두루마기를 입고 부산 공장에서 제사를 지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각종 모터쇼 등 공식행사에서 인사말과 연설 일부를 또박또박 우리말로 한다. 매주 2시간씩 개인 교습을 받은 덕이다. 180㎝가 넘는 거구지만 허리를 굽히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그의 모습을 업계에서는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는 2006년부터 르노삼성차를 이끌고 있는데 최근 2년 임기를 더 보장받았다. 언제까지 한국에 있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아내가 계속 더 있고 싶다고 하고 자신도 그러고 싶다"며 "본사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경영 스타일은 치밀하다는 평가다. 부산 공장을 풀가동하고도 물량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공장 증설에는 신중하다. 이 회사는 최근 부산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어서 그야말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는 "우리공장의 최대 생산 능력은 시간당 64대지만 품질 유지를 위해 60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증설보다는 일단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특히 공장이 있는 부산은 우리 회사에게 각별한 곳"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했으므로 텃밭을 가꾸겠다는 판단이다.
부산=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