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등정에 성공한 오은선(44ㆍ블랙야크) 대장과 원정대원들이 무사히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오 대장 일행은 29일 낮 12시50분(한국시간) 캠프1(5,100m)에서 출발해 오후 3시45분께 베이스캠프(4,200m)에 도착, 안나푸르나 정상공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오 대장은 베이스캠프에 있던 원정대원들과 일일이 포옹을 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오 대장은 베이스캠프에서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정상에 태극기를 꽂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분이었고 너무나 감격스러웠다"고 등정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등반 도중 음식을 넣은 배낭을 떨어뜨려 거의 물로 연명하기도 했다"며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나를 스쳐 지나가는 다른 원정팀의 대원 뒷모습을 보며 내가 왜 못가겠는가 하며 마음을 다잡았고, 이 힘든 여정을 또 하느니 지금 끝내자는 각오로 발을 옮겼다"고 말했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자 마자 "따끈한 찜질방에서 시원한 식혜를 마시며 쉬고 싶다"고 했던 오 대장은 원정대가 준비한 냉면과 게장으로 점심을 먹고 모처럼의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오 대장은 헬기를 이용해 산을 내려간 후 5월6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등정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네팔등산협회(NMA)는 오은선 대장이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세계 최초의 여성이라고 인정했다. AP 통신은 28일 NMA의 앵 췌어링 회장이 "우리는 오은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들을 모두 등정한 최초의 여성으로 인정한다. 우리는 그의 성취가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NMA는 1973년 설립된 비정부ㆍ비영리 단체지만 네팔에 속한 33개 고산의 등산 허가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네팔관광청이나 NMA의 등반인증은 세계산악계에서 국제적 공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만큼 오 대장은 관행대로 사실상 세계 공식 인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엘리자베스 홀리(86) 여사와의 인터뷰를 해야 한다.
AFP는 28일 홀리가 "오은선씨가 안나푸르나에서 하산하는 대로 칸첸중가 등반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듣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성원 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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