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손_로댕'전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각계 인사들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개막식 분위기는 차분했다. 파리 로댕미술관의 아름다운 정원을 재현한 미술관 로비에 모인 500여명의 참석자들은 행사 시작에 앞서 천안함 용사들을 위한 묵념을 올렸고, 테이프커팅 등 일체의 축하 행사도 생략했다. 오직 로댕의 뜨거운 예술혼만이 전시장을 감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인사말에서 "로댕전과 더불어 우리 국민에게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며 "거장의 숨결이 흐르는 걸작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가 방학 기간까지 이어지는 만큼 많은 가족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품격 높은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프랑스 로댕미술관의 도미니크 비에빌 관장은 "로댕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한국 최초의 회고전을 위해 대표적 소장품을 엄선했다"며 "'신의 손'과 '악마의 손' 등은 특별히 반출 승인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해외에서 로댕의 조각을 봤을 때 강렬한 기쁨과 깊은 슬픔을 동시에 느꼈다"며 "반 고흐, 모네, 르누아르에 이어 로댕의 작품까지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슬프고 괴로운 서울시민들에게 이번 전시가 큰 위안이 될 것 같다"고 말하고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을 감상하면서 깊이 사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시 커미셔너 서순주씨의 안내로 로댕의 작품을 관람한 참석자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한국 추상조각 1세대 작가인 원로 조각가 엄태정씨는 전시장 입구에 놓인 '청동시대'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그는"로댕의 모든 작품을 좋아하지만 특히 '청동시대'에는 대단한 힘과 에너지가 들어있다"면서 "작가로서 느슨해질 때마다 '청동시대'를 보면 정신이 바짝 들곤 했는데 서울에서 이 작품을 만나게 되다니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화가 이두식 홍익대 미대 교수는 청동과 대리석 작품뿐 아니라 로댕의 석고 작품이 대거 전시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아틀리에로 직접 찾아가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거장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술학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문화예술계를 비롯해 정ㆍ관계와 재계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계에서는 조윤선 한나라당 의원, 신학용 전병헌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엘리자벳 로랭 주한 프랑스 대사를 비롯해 토마스 쿠퍼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 두산 벨라 주한 슬로바키아 대사, 마르셀라 로페스 주한 페루 대사, 세페리노 발데스 주한 파라과이 대사, 슬로보단 마린코비치 주한 세르비아 대사, 추아타이켱 주한 싱가포르 대사, 무스타파 카마리 주한 튀니지 대사 등 외교 사절들도 가족과 함께 자리를 빛냈다.
재계에서는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이종휘 우리은행 행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 윤용로 기업은행 행장, 김동수 수출입은행 행장,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이용구 대림산업 회장,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이종철 STX 부회장, 하용득 GS건설 부사장, 이영훈 신한은행 부행장, 류치화 기업은행 부행장, 박영기 하나은행 부행장보, 이인용 삼성 부사장, 권오용 SK 부사장, 정상국 LG 부사장, 김상영 포스코 부사장, 신동휘 CJ 부사장, 서충일 STX 부사장, 엄성용 효성 전무, 노승만 삼성 상무, 김동만 포스코 상무, 신동규 두산 상무, 손영신 대한생명 상무, 전재경 전경련 홍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백문기 윤영자 이신자 오승우씨, 오광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이성준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 이종덕 성남아트센터 사장,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 화가 김봉태 이규선 이자경 우순옥씨, 표미선 한국화랑협회 회장, 박래경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장, 최승훈 인천아트플랫폼 관장, 김미진 예술의전당 전시감독, 임히주 현대미술관회 명예이사,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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