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의 남선초등학교 4학년 1반 교실은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도롱뇽부터 백일홍까지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교실에서 만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직접 자연을 체험하게 해주고 싶은 담임교사의 노력으로 꾸며진 교실 속 자연이다.
EBS에서 30일 밤 12시에 방송하는 '최고의 교사'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말로 표현하는 총체적 언어수업을 진행하는 김선희 교사를 소개한다.
4학년 1반의 출석시간은 독특하다. 아이들은 각자 자기 차례가 되면 스스로 일어나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등굣길을 주제로 "햇살이 쨍쨍한 것을 보고 유치원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소리를 듣고 오늘도 날씨가 좋다고 느낀 몇 번 누구"라고 말하는 식이다. 아이들은 다른 아이의 감상을 듣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김 교사는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체험"이라며 "체험을 통해 살아있는 언어를 만들어 낸다"고 말한다.
과학시간에도 체험을 바탕으로 한 언어수업은 빠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강낭콩, 목화, 마 등의 씨앗을 보고 선택해 각자의 화분에 심어 정성껏 돌본다. 화분에 새싹이 돋은 어느 날,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식물의 조건 통제 실험을 제안한다. 공들여 틔운 싹에 물과 햇빛을 안 준다니, 아이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수업은 자연스럽게 조건 통제 실험에 대한 찬반토론으로 바뀐다.
학교 뒷산에서 이뤄진 생태 수업 시간에는 학교 주변에 있는 나무에 이름을 지어줬다. 평소 스쳐 지나갔던 나무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제각기 모양도, 느낌도 다르다. 아이들은 체험을 통해 언어 표현 방법을 연습한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