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도 세트피스가 필요하다?
축구에서 페널티킥의 득점 확률은 가장 높다. 현대축구에서 세트피스의 득점 확률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하지만 80%에 달하는 페널티킥의 득점 확률을 따라오지 못한다. 하지만 페널티킥에서도 세트피스가 연출되자 축구팬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포항과 히로시마 경기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의 빅 아치 경기장. 양팀이 3-3으로 맞선 후반 36분 히로시마가 김태수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히로시마는 관중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페널티킥 세트피스'를 선보였다.
키커로 나선 사토 히사토가 살짝 공을 앞으로 차자 마키노 토모아키가 쇄도해 득점으로 마무리한 것. 비록 이날 히로시마가 4-3으로 이기긴 했지만 네 번째 득점 장면은 논란이 됐다. 히로시마 팬들은 "들어갔으니 다행이지 안 들어갔으면 어떻게 했겠느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축구팬들을 당황케 만든 페널티킥 세트피스는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가 성공 사례를 남겼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K리그에서도 나왔다. 2005년 10월22일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당시 아스널 소속이었던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와 로베르 피레(비야레알)가 '상식 밖'의 페널티킥을 시도했다. 키커 피레가 첫 터치를 했고 앙리가 이를 마무리 짓기 위해 돌진했지만 상대 수비수의 저지에 막혔다. 논란이 됐던 장면에 대해 심판은 "피레가 두 차례 터치를 했다"며 맨체스터 시티의 간접 프리킥을 선언했다. 작전을 계획한 앙리는 "두 번 다시 이런 시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분노한 팬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2006년 3월29일 전남-성남전에서도 전남의 유상수와 이광재가 변칙 페널티킥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페널티킥 규정에 따르면 골대와 페널티 마크 사이 간격은 11m. 페널티킥을 찰 때 다른 선수들은 페널티 마크에서 9.15m 이상 떨어져야 한다. 그리고 페널티킥은 반드시 앞으로 차야 하고, 키커는 공을 찬 뒤 다른 선수의 터치가 있기 전까지 재차 슛할 수 없다. 따라서 페널티킥 세트피스는 완벽한 작전을 짰다고 해도 호흡이 맞지 않거나 키커가 찬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