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검사' 의혹 진상조사단은 제보자 정모(51)씨가 접대 날짜와 장소, 액수 등을 기록한 수첩 5권의 사본을 입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28일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위원회 산하 진상조사단(단장 채동욱 대전고검장)은 정씨가 1984년부터 20여년간 부산과 경남지역 검사들을 접대한 내용과 수표 일련번호, 근무처, 연락처 등을 기록한 수첩 5권의 사본을 확보했다.
이 사본은 지난해 검찰이 정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압수해 만들어둔 사본으로, 검찰은 사본을 만든 뒤 원본은 정씨에게 돌려줬다고 규명위 관계자는 밝혔다.
진상조사단이 확보한 정씨의 수첩 5권에는 향응 및 2차 접대 내용이 비교적 자세하게 기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가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검찰에 제출한 각 2쪽 분량의 진정서와 PD수첩에 제공한 10여쪽 분량의 문건 등도 모두 이 수첩을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진상조사단은 수첩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전ㆍ현직 검사를 포함한 관련자들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현재까지는 조사 대상자들이 참고인이지만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경중에 따라 언제든지 피의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고 규명위는 밝혔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정씨의 자살기도와 건강문제 등으로 성사되지 못했던 정씨에 대한 첫 대면조사를 29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 하창우 변호사는 "정씨를 부산고검의 영상녹화조사실로 불러 조사하기로 (정씨측과) 얘기가 됐다"면서 "정확한 조사시간은 비공개 방침"이라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정씨의 구체적 진술을 받은 뒤 1차로 28명의 현직 검사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수사기관 단속을 무마해준다며 오락실 업자 등에게서 2,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된 정씨는 건강상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았다가 지난 26일 부산지법의 결정으로 부산구치소에 재수감됐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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