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면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쿵쾅거리는 친구의 지병을 이용해 공익요원 판정을 받아낸 이들이 법정 구속됐다.
대학원생 김모(27)씨와 카레이서 정모(24)씨는 현역 입대를 피하고자 고심하던 중 지난해 A(27)씨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들었다. 심장이 급속도로 빨리 뛰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 질환을 앓고 있는 A씨의 병을 이용하면 현역 입대를 피할 수 있다는 것.
이미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A씨는 술을 마시고 격렬하게 춤을 추면 갑자기 이 질환이 발병했다. 김씨 등은 더욱이 A씨 스스로 이 병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선 이를 악용하기로 모의했다. 김씨 등은 사채 빚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A씨에게 각각 300만원과 1,700만원의 돈까지 줬고, A씨는 이들을 위해 술을 마신 채 열심히 춤을 췄다. 증세가 나타나자 응급실을 찾아간 A씨는 김씨 등으로 명의를 속여 환자등록을 한 후 허위 진료기록부를 받았다. 해당 질환은 평소에 징후가 발견되지 않기에 의사들은 진료기록부상 치료사실이 확인되자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해줬다. 김씨 등은 이를 이용해 현역2급 판정을 뒤집고, 4급 공익요원 판정을 받아냈다.
하지만 이들의 행각은 지난해 대대적인 병역비리 단속과정에서 들통났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정선재 부장판사는 병역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와 정씨에게 각각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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