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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이상 저온' 피해 확산/ 물 찬 참외·앙상한 배나무·모종뽑힌 오이밭…農心 '피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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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이상 저온' 피해 확산/ 물 찬 참외·앙상한 배나무·모종뽑힌 오이밭…農心 '피눈물'

입력
2010.04.2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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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참외 농사를 하지만 이맘때 비와 추위로 가슴이 답답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더."

28일 오후 경북 성주군 대가면 정식영(56)씨의 1만3,000여㎡에 이르는 참외밭. 그는 차가운 날씨 속에 내리는 비를 보며 한숨만 쉬고 있었다. 예년 이맘때면 15㎏짜리 참외를 1,000상자나 출하했겠지만 올해는 150상자에 그쳤기 때문이다.

참외 안에 물이 차서 먹지 못하는 발효과가 70∼80%에 이른다. 정씨는 "지난달에는 햇볕을 본 날이 4일뿐"이라며 "이제는 해가 날까했더니 또 추워지면서 비가 내린다"고 푸념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이상기상 이상으로 농ㆍ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충남 논산군에서 1만3,400㎡의 배 농사를 짓는 서모(61)씨 농가에서는 90%가 넘는 배나무가 한파로 열매를 맺지 못했다. 아산시 배방면에서 30년째 오이 농사를 하고 있는 이모(54)씨도 3,300㎡의 밭에 심은 오이 모종 8,000포기를 모두 뽑아내야 할 정도로 심한 냉해 피해를 입었다.

강원 지역에서는 복숭아 농사를 망쳤다. 춘천시 동내면 소양강 복숭아재배단지의 경우 10년생 1,200여그루가 동해를 입는 등 도내 복숭아밭 828㏊ 가운데 81%인 671㏊가 피해를 입었다.

전북에서는 전국 생산량의 85%를 차지하는 복분자가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2,380㏊ 중 1,600㏊의 복분자가 쓸모 없게 돼 버린 것. 전남 장흥군에서는 한 농민이 보리밭 7,000㎡를 갈아엎는 등 생육 부진으로 보리 재배를 포기하는 농민들도 속출하고 있다.

피해가 심각한데도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농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전남 무안군 청계면 강정리에서 2만㎡ 규모로 양파를 재배하는 정순식(66)씨는 올들어 10㎏짜리 자루로 500포대만 수확했다.

지난해의 30%다. 그런데도 당국은 실태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씨는 "생계비만이라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국비가 아닌 지방비로 지원할 경우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가슴을 쳤다.

이상기상은 연근해 양식어장도 할퀴고 있다. 28일 경북도 어업기술센터 영덕지소에 따르면 영덕군 구계항의 월 평균 표층수온은 1월 9.3도, 2월 9.4도, 3월 10.3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도, 평년보다도 1도 낮은 등 저수온 현상이 4개월간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영덕군과 울진군 20여 양식장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영덕군에서 3,000여㎡ 규모의 넙치 양식장을 운영하는 최모(59)씨는 "가뜩이나 사료값이 15%나 뛰어올라 허리가 휘는데 고기가 제대로 먹지 못해 몸이 마르면서 올 들어 출하량이 형편없다"며 혀를 찼다.

아산=이준호기자 jhjunl@hk.co.kr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안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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