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가 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한때 '세종시 총리'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세종시 수정 추진을 위해 공을 들였지만 세종시 법안이 국회로 넘어간 뒤에는 국정의 모든 분야를 주도하는 '전방위 총리'로 발돋움하려고 애쓰고 있다.
정 총리는 28일 이순신 장군 사당과 윤봉길 의사 사당이 있는 충남 아산과 예산을 잇따라 방문했다. 취임 후 11번째 충청행이지만 정 총리는 세종시의 '세'자도 꺼내지 않았다. 대신 천안함 46용사들에 대해 "청춘을 조국의 제단에 바친 충무공의 후예"라고 지칭하며 주로 국가안보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정 총리는 최근 자신의 전공인 교육,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하는 등 행보를 넓혀가고 있다.
천안함 사고가 발생하자 헬기로 백령도를 방문해 군 고무보트를 타고 사고 해역을 둘러봤다. 천안함 관계장관회의를 여섯 차례나 직접 주재하면서 군 관계자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또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를 검정한 다음날 정 총리는 "(일본 정부가) 어린 학생들에 거짓을 가르치려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정 총리는 교육 문제에서도 '대학입시 자율화' '고교교육 다양화' '학력 차별 완화' 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
정 총리 참모진도 점점 두터워지고 있다. 여권과 큰 인연이 없던 정 총리가 홀홀단신으로 총리실에 입성했지만, 그 뒤 서너 차례의 인사를 통해 측근 그룹을 보강했다.
먼저 공보실장에 언론인 출신의 김창영 전 자민련 부대변인을 기용했으며, 정무실장에 김유환 전 국정원 경기지부장을 임명했다. 최근에는 이수원 전 경기도 공보관을 정무운영비서관으로 영입하는 등 정무적 감각을 갖춘 참모진을 늘려가고 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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