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들이 떠나는 길에 놓인 국화 향기는 진했다. 장례 4일째인 28일에도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내 대표합동분향소와 전국에 설치된 시민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은 국화 한 송이와 진심 어린 묵념으로 영원한 이별을 애석해 했다.
이날 낮 12시30분께 2함대 합동분향소에는 특별한 이들이 방문했다. 46용사 수색 중 침몰한 금양98호 선원들의 가족이다. 이원상 금양98호 실종자가족대책위원장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전교생의 70% 이상이 해군 장병 자녀들인 2함대 옆 평택 원정초등학교 학생 170여명은 서예가 김동욱씨와 함께 추모 서예 퍼포먼스를 마친 뒤 분향소를 찾았다. 오후 2시30분께는 2차 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유가족들이 조문했다. 2함대는 외진 곳에 있어 방문이 쉽지 않지만 이날 수만 명이 찾았다.
46용사 영정 앞에는 마지막 선물들이 하나 둘 놓이며 숙연함을 더했다. 대학은 학위수여증을, 친구와 지인들은 애틋한 사연을 담은 편지 등을 전하며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박태준 전 총리 등은 서울광장에서 조문하는 등 전국 합동분향소에도 46용사를 추모하는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경기 수원시 연화장에서는 끝내 돌아오지 못한 산화자 6명에 대한 화장도 진행됐다. 시신을 찾지 못한 유족들은 손톱 머리카락 군복 등을 태우며 또 한번 오열했다. 나재봉 천안함 전사자가족협의회 장례위원장은 "46용사의 희생 정신이 이어질 수 있도록 유가족들과 충효비 건립, 백령도 위령제 추진 등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유가족들은 2함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화그룹이 제안한 특별채용에 대해 "기업 홍보 차원이고 자격 제약도 많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서운함을 표했다. 앞서 해군이 29일 엄수될 영결식에 유족 입장 정원을 가족당 30명으로 제한하자 "황당한 조치"라며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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