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개혁 군주인 정조(1752∼1800년)가 창설한 호위 군대 장용영(壯勇營)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수원화성박물관은 개관 1주년을 맞아 이달 27일부터 6월 27일까지 두 달 간 ‘화성의 웅혼, 장용영 전시회’를 개최한다. 장용영은 정조가 1785년 기존의 숙위소(宿衛所)를 없애고 새로 조직한 국왕 호위군대. 수원 화성에 주둔하며 조총을 기본 무기로 무예24기를 수련했다. 정조가 ‘문치규장(文置奎章), 무설장용(武設壯營)’이라고 강조했을 정도로 장용영은 규장각과 더불어 정조시대 개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관이었다. 한 때는 도성과 서울 외곽을 수비하던 5군영(훈련도감·어영청·총융청·금위영·수어청)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지만 순조가 즉위하며 17년의 짧은 역사를 마치고 사라졌다.
이번 전시회는 화약 무기의 발전, 병서의 발전, 무예의 발전, 영상으로 보는 정조의 꿈 등으로 구성됐다. 활, 승자총통, 조총, 천보총 등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보완·발전한 조선시대 무기의 변화상이 전시된다. 장용영 편액 탁본첩, 장용영 전령 등의 유물과 함께 정조가 국가 방위와 직결된 무기 및 군대 체계 확립을 위해 간행한 병서 <어정병학지남> 과 <병학통> 등도 선보이다. 장용영 군사들이 몸으로 체득한 무예와 장용영 창설부터 해체까지의 과정도 자세히 소개된다. 병학통> 어정병학지남>
이밖에 무예도보통지를 바탕으로 한 분대 단위 무예 ‘원앙진’을 3D 홀로그램으로 제작한 영상물도 상영된다. 무예도보통지는 아버지 사도제가가 영조 때 간행한 ‘무예신보’의 18기에 기병 무예인 마상과 격구 등 6기를 더해 다시 24기로 편제한 뒤 알기 쉽게 그림까지 덧붙여 만든 무예서다.
수원화성박물관 관계자는 “규장각에 비해 장용영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고, 정조 사후 해체돼 흔적도 거의 남아있지 않다”며 “장용영을 되돌아보면 200여 년 전 국방 강화와 민생 안정을 동시에 추구했던 정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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