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의 동해(凍害) 병충해 등의 피해를 유발했던 일조량 부족 현상이 4월에도 계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7일 서울의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무려 4도나 낮은 5.2도를 기록했고, 28일까지 강풍 소나기 천둥번개 등을 동반한 이상저온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봄 추위가 5월 초순에 또 한차례 올 것으로 전망돼 농작물 피해 확산이 우려된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상순∼4월 중순의 전국 평균 일조시간(햇빛이 구름이나 안개 등으로 가려지지 않고 지면에 도달한 시간)은 평년치의 73%에 불과한 247.1시간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40년간의 같은 기간 일조량으로는 가장 적고 강수일수는 가장 많다"고 밝혔다. 특히 이 기간 대구의 일조량(228.5시간)은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9년 이후 가장 적다.
일조량은 지난 겨울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10%이상 부족하기 시작해 올 2월부터 특히 심해졌다. 전국의 2월 일조시간은 135.1시간으로 평년의 80%였고 3월은 125.1시간(평년의 63%), 4월에는 149.1시간(평년의 79%)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같은 기간 중 비가 내린 날은 평년치 보다 많았으며 강수량도 늘었다. 3월 초순부터4월 중순까지 비가 내린 날은 전국 평균 19.6일로 평년치보다 6.7일 많았다. 목포의 강수 일수는 22일로 1914년 같은 기간(23일)에 이어 두 번째로 비가 잦았다. 전국의 강수량은 2월 85.2 ㎜, 3월 99.5㎜, 4월 88.8㎜를 각각 37.5㎜, 61.2㎜, 81㎜를 기록한 평년치를 뛰어넘었다.
잦은 비와 흐린 날씨로 전국의 평균 최저기온은 2월 영하1.8도(평년 영하4도), 3월 영하1.2도(평년 0.4도), 4월 4.5도(평년5.5)도로 평년치를 밑도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 봄의 이상기후는 지난 겨울 한파를 몰고 왔던 찬 대륙고기압 세력이 여전히 강한 데다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고기압 후면을 따라 저기압이 자주 지나가며 비를 뿌렸기 때문"이라며 "이상저온과 잦은 비는 5월 초순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상청은 5월 중·하순이 돼야 기온과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해지겠다고 전망했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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