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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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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입력
2010.04.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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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차르트'로 주목받은 신생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의 두 번째 작품 '몬테크리스토'는 풍성한 볼거리로 좌중을 압도한다. 보물섬 등을 그대로 재현한 세트도 재미있지만 3D를 비롯한 영상을 부지런히 사용해 무대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한다. 특히 바다 속 영상을 배경으로 몬테크리스토가 공중을 나는 장면은 자루에 담긴 채 바다 속에 던져진 그의 탈출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명품 브랜드 '버버리' 디자이너 출신인 한정임이 디자인한 고풍스럽고 세련된 의상도 볼 만하다.

이 작품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최신작이라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스위스에서 워크숍 형태로 선보였을 뿐 대형 상업 공연으로는 우리나라가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곡은 한국어로 번역되면서 본래 맛을 잃어버렸다. 뜻 해석에 치중한 나머지 작곡가의 본래 의도를 간과한 것이다. 그는 한 곡에서도 인물의 감정선에 따라 밝은 느낌의 장조와 비장한 느낌의 단조를 바꿔가며 사용하는데, 한국어 가사가 거기에 잘 들어맞지 않아 엉뚱한 곳을 강조하는 실수를 연발한다. 발성하기 어렵게 쓰인 일부 가사는 부르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를 부담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몬테크리스토와 연인 메르세데스의 테마곡 '언제나 그곳에'의 감미로운 선율은 귀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극이 끝난 뒤 많은 관객들이 이 곡을 흥얼거린 것을 보면 그의 명곡 '지금 이 순간'을 잇는 인기 넘버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가장 아쉬운 건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다 전하려다 보니 정작 도드라지는 부분이 없다는점이다. 당연히 극의 긴장감도 떨어진다. 가령 몬테크리스토가 원수들에게 복수하는 대목은 큰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이지만 단 1개 장으로 끝나버린다.

23일 공연(류정한, 차지연, 조휘, 이용근 등 출연)을 본 작사가 잭 머피의 "원더풀 캐스트!"라는 말마따나 배우진의 연기와 노래는 공연 초반이라 덜 숙련된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훌륭하다. 같은 날 프랭크 와일드혼은 무대와 한국 관객의 관람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6월 13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 (02)6391-6333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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