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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장관, IMF총재 면전서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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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장관, IMF총재 면전서 쓴소리

입력
2010.04.2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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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던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총재를 만났다. 그는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칸 총재에게 "캉드시 전 총재를 아느냐"고 말했다. 이어 "IMF는 한국인에게 준 고통을 기억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웃으며 덕담이나 주고받아야 할 자리에서 윤 장관이 굳이 '외교적 결례'소지까지 무릅쓰면서 IMF와 전 총재에 대해 쓴 소리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잠시 시간을 13년 전으로 돌려보자.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윤 장관은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장이었다. 바닥난 곳간(외환보유액)을 채우기 위해 IMF에 긴급구제금융을 청하면서, 그는 '굴욕협상'을 감수해야 했다. 윤 장관은 무자비한 구조조정, 살인적 고금리 등 IMF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고, 결국 환란책임의 멍에를 쓴 채 5년의 장기외유(ADB이사)를 떠나야 했다. 당시 IMF수장이 바로 미셸 캉드시 전 총재였다.

윤 장관은 이날 칸 총재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캉드시 총재 때 IMF는 일방적인 룰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초긴축 정책을 취해 한국 국민이 많이 어려웠다"면서 "외환위기 당시 IMF의 가혹한 통치로 우리나라에서는 IMF에서 돈을 빌리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고 전 세계에도 그런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티글리츠 교수가 IMF는 어리석은 집단이라고 말했는데 나도 앞으로 IMF 운영을 잘하라는 의미에서 이런 충고를 드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두 사람의 만남에 배석했던 재정부 관계자는 "13년 전 한국 경제의 문제는 단순한 유동성 문제였는데 IMF가 유동성 공급 대신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대도록 한 데 대해 윤 장관은 깊은 회한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대화 분위기는 무겁지 않았으며, 칸 총재도 시종일관 웃음으로 대화에 응했다"고 전했다.

한편 칸 총재는 우리정부와 IMF가 공동 개최하는 국제 콘퍼런스 참석차 7월쯤 방한 예정. 칸 총재는 이 때 IMF가 과거 한국에 취했던 정책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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