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외환시장 구두개입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이후 무려 6개월만이다. 말 뿐 아니라 상당 규모의 실제 개입까지 이어지자, 1,100원이 무너질 뻔 했던 원ㆍ달러 환율은 결국 전날보다 6원 오른 1,110.1원으로 마감했다.
오전만해도 환율은 1,100원선이 위태로워 보였다. 이에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외환당국은 최근 과도한 원화 절상 기대감으로 외환시장에 일방적인 쏠림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쏠림으로 환율이 급변동하면 당국은 시장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 개입이 단행됐는데, 시장에선 10억달러 이상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게 나왔고, 다음주 삼성생명 청약으로 대규모 환전이 예상되는 등 환율하락 요인이 많다는 판단 아래, 정부가 선제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지가 확인된 만큼 당분간 환율 1,100원선은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개입 경계감이 강해진데다 만약 8주 연속 상승세인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경우 1,100대가 지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세계 및 국내 경제 회복세에 따라 2분기 중 언제든지 1,100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채권시장에선 '서프라이즈' 수준의 1분기 성장률로 기준금리 인상압력이 높아졌는데도 오히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0.09%포인트나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한 시장관계자는 "외환시장에서 정부가 달러매수 개입을 단행하자 추후 환율 하락을 예상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차익을 노리고 채권을 대거 매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기회로 삼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65포인트(0.15%) 떨어진 1,749.55, 코스닥지수는 1.56포인트(0.30%) 오른 519.24로 각각 장을 마쳤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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