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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12> 자녀 있는 재혼이 성공률 높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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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진의 '화려한 싱글은 없다'] <12> 자녀 있는 재혼이 성공률 높은 이유

입력
2010.04.2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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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이 다소 줄었다고는 해도 남자 재혼 5만4,000건, 여자 재혼은 5만9,000건으로 1년이면 10만건이 넘는다고 하더군요. 2009년을 기준으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입니다.

실제로 20대 중반의 재혼 회원들을 보면서 주변에서 재혼이 얼마나 빈번한지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신혼 이혼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5년 이상 살다가 헤어지는 커플이 대부분입니다. 재혼 희망자 가운데 상당수에게는 자녀가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데도 대개들 자녀가 없는 상대와 재혼하기를 원합니다. 자녀가 있으면 재혼하기 힘들다는 것이 재혼을 대하는 사회 통념인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이런 통념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봅니다. 이런 관념을 허물고 행복한 재혼커플을 탄생시키는 것이 물론 저의 할 일이기는 합니다.

A라는 남성이 있습니다. 호탕한 성격에 노는 것을 좋아하고 바람기도 다분합니다. 하지만 능력은 그저 그렇습니다. 몇 년 전에 바람을 피우다 이혼을 당했고, 자녀 둘은 전 부인이 키우고 있습니다.

B라는 여성이 있습니다. 낭비벽이 심해 카드빚을 많이 졌고, 이혼하고 말았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아이는 전 남편이 맡았습니다.

A와 B가 만났습니다. 둘 다 아이를 안 기르다 보니 비교적 쉽게 만나 재혼에 성공했습니다. 이들은 아들을 하나 낳고 살다가 갈라섰습니다. 첫 번째 결혼의 이혼사유인 바람기와 낭비벽이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아이 없는 재혼에 대한 선호가 허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사례입니다. 자녀가 없는 독신이 재혼하기 쉽다? 아닙니다. 자녀가 있는 사람의 재혼 성공률이 무자녀인 케이스보다 조금 높거나 같습니다. 재혼자들을 직접 조사한 결과입니다.

제 경험상으로도 그렇습니다. 20년 동안 많은 숱한 남녀들을 겪으며 어느 정도 확신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쪽이 이혼의 원인 제공자인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결혼생활 파탄에 책임이 있는 쪽이 이혼과정에서 권리를 많이 상실하게 됩니다. 문제가 심각한 배우자에게 아이 양육을 허락하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자녀가 없으면 얼핏 홀가분하고 좋아 보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구석도 반드시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안정적인 재혼을 원한다면 자녀의 존재를 냉정하게 따질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자녀를 둔 이혼자의 재혼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자녀를 키우는 사람은 책임감이 있습니다. 결혼을 결정할 때 자기 처지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둘째, 자녀를 키우려면 생활이 안정돼야 합니다. 정서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가 없으면 공허해집니다. 예외는 있지만, 삶 자체가 해이해질 개연성이 큽니다.

셋째, 자녀의 존재는 일단 재혼의 걸림돌입니다. 이를 잘 알고 있으므로 상대를 더욱 배려하게 됩니다. 결국, 득입니다. 아이가 있는 나를 받아줬다! 참 고맙지요. 그래서 더 잘해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여성보다는 남성 재혼 희망자가 상대방의 자녀 유무를 따지는 편입니다. 나는 몰라도, 여성에게는 아이가 없어야 한다는 남자들이 수두둑합니다. 헛된 고집입니다. 자녀가 있는 여성과 재혼할 확률이 높기만 합니다. 재혼과 자녀에 관한 인식을 바꾸면 두번째 결혼이 한결 쉬워질 것입니다.

■ 남녀본색

결혼정보회사 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최근 10년 이내에 재혼에 성공한 874명(남 437· 여 437명)과 7차례 이상 미팅을 했으나 재혼하지 못한 1,406명(남 760·여 646명)을 대상으로 자녀 양육 여부를 조사했다. 자녀의 유무가 재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조사의 목적이다.

조사 대상자를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고, 각각을 다시 재혼성공과 재혼미성공으로 분류해 양육자녀 여부를 비교했다.

그 결과, 재혼 성공과 재혼 미성공 남성의 자녀양육 비율은 52.9% 대 47.9%로 자녀를 양육하는 남성의 재혼 성공률이 다소 높았다. 재혼 성공과 재혼 미성공 여성의 자녀양육 비율은 31.6% 대 31.9%로 비슷했다.

자녀가 있는 사람의 재혼이 어렵다는 통념과 달리 실제로는 자녀가 있는 사람의 재혼 성공률이 자녀가 없는 사람보다 남성은 높게, 여성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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