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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EU FTA 위기 아닌 기회 자동차 산업의 '윈윈윈'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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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EU FTA 위기 아닌 기회 자동차 산업의 '윈윈윈' 게임

입력
2010.04.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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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수입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7%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했던 2008년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입차 시장의 성장 전망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EU FTA 발효 효과가 본격화하면 수입차의 점유율은 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FTA 효과가 국산차 업체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기우다. 오히려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 나아가서는 국내 고객들에게 모두 이익을 가져다 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국산차 업체의 해외 시장 공략이 더욱 용이해 질 것이다. 관세가 철폐될 경우 가격 인하 효과가 가장 큰 시장이 바로 유럽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자동차 관세는 평균 10%에 이른다. 한국의 8%, 그리고 미국의 2.5%에 비해 훨씬 높다. 따라서 현재 3%대에 머물고 있는 유럽 시장에서의 국산차 점유율은 상당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 증가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다.

FTA를 계기로 수입차 업체 역시 늘어나는 판매량에 맞춰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다. 유럽 본사 차원의 투자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특히 비관세 장벽 등 여러 요인으로 국내에 소개되지 못한 다양한 모델들도 등장, 자동차 문화의 다양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국내 휘발유 엔진 관련 배기가스 인증법규는 미국형에 기반을 두고 있어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소형 휘발유 엔진의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고성능, 고효율, 친환경 엔진으로 전세계적으로도 크게 인기가 높은 폴크스바겐 등 유럽 업체의 소형 휘발유 엔진 차의 국내 도입이 활성화하지 않고 있다. 이는 녹색 성장을 지향하는 정부의 정책과도 어긋난다.

수입차 저변의 확대와 모델의 다양화는 결국 국산차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다. 안방에서 수입차와 경쟁함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국산차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 필자가 접한 유럽 업체의 본사 임원들도 국산차의 성장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 따라서 수입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 보다는 적극적으로 경쟁해 더 큰 시장을 노리는 것이 국익을 위해서도 현명한 판단이 될 것이다.

한-EU FTA는 또 미래 친환경차 개발에 있어서도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럽은 디젤 차량이 발달해 있다. 따라서 우리 업체도 EU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차의 한 분야인 클린 디젤 등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들에게 있어서도 FTA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대폭 늘어나고 시장이 커짐으로서 차량 유지 비용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EU FTA는 국산차 업체는 물론, 국내에서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 모두에게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다. 물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정부와 국산차 업체가 산업적 관점에서 '기회'를 만들고, 수입차 업체는 서비스 강화 등의 계기로 삼는다면 한-EU FTA는 윈-원-윈으로 모두에게 웃음을 가져다 줄 것이다.

박동훈 수입자동차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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