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시작한 KBS1 '낭독의 발견'이 27일 밤 1시 300회를 맞아 특집 '봄날, 흐드러진 낭독을 추억하다'를 방송한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시인 도종환, 배우 김지숙, 소설가 은희경, MC 정지영 등이 이야기 손님으로 함께 한다. 이들은 서로의 가슴에 품고 있던 낭독에 대한 기억을 나누고, 가장 사랑받았던 주옥 같은 시와 소설뿐 아니라 정호승, 문태준, 김선우 등 다시 만나고 싶은 시인과 소설가들을 초청한다.
첫 무대는 한빛예술단 시각장애 어린이들과 가수 강허달림의 낭독이다. 김소월의 시 '개여울'을 낭독하는 강허달림은 "책 속에 잠자고 있던 시를 불러내자 그 울림은 시를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노래가 된다"고 낭독에 대한 소회를 밝힌다.
"활자로 된 책 속에 생생한 생명력을 얹어줄 수 있는 것." "글을 비로소 완성시키는 것." 도종환과 은희경은 낭독에 대한 이 같은 단상을 밝히면서 시 '산벚나무'와 소설 '새의 선물'을 들려준다. 전 진행자 정지영은 그간 가장 많이 사랑을 받았던 시인 기형도의 '빈집'을 낭독하면서 다시 한 번 설레는 느낌을 전한다.
또한 "모두가 인생의 봄날을 꿈꾸지만… 봄이 오면 여름 오고, 가을 오면 겨울도 온다"며 삶의 무게를 오롯이 받아들였던 피천득 선생을 비롯해 배우 박광정, 여운계, 작곡가 이영훈 등 고인이 된 역대 출연자들의 생전 모습이 다시 공개된다.
제작진은 "눈으로만 읽어 내려가던 구절들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꾸미지 않은 날 것의 진정성을 찾아가는 '낭독의 발견'이 다음달 봄 개편을 맞아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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