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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드컵 중계 분쟁 이젠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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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드컵 중계 분쟁 이젠 끝내야

입력
2010.04.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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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남아공월드컵 중계분쟁 해결책으로 'SBS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과감한 안'을 제시할 것을 KBS에 주문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상호 비난과 감정적 대응을 그만둘 것을 촉구했다.

옳은 말이다. 협상에도 상식이 있다. 합리적이지 못한 조건을 고집하면서, 책임을 상대에게만 돌린다면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대하는 KBS와 MBC의 태도가 그랬다. 과정이야 어떻든 SBS가 이미 6,500만 달러를 주고 단독중계권을 따온 것을 인정하지 않고 '코리아 풀'위반을 비난하며 터무니 없는 낮은 가격으로 중계권을 요구하고는 최선의 협상이라고 말해왔다. 방통위의 판단은 그것은 '성실한 협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SBS에게 구매 희망가격을 제시했는데도 협상이 결렬된다면 국민들도 KBS의 노력을 이해할 것"이라고 했다.

KBS와 MBC가 방통위의 시정명령을 받아들여 실제 비용을 감안한 구매가격을 제시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 현실적으로 이 방법밖에 없다. 계속 내 탓, 네 탓을 따지는 것은 당장 코앞에 닥친 월드컵 공동중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KBS와 MBC는 현실을 인정하고, SBS는 감정대립에서 벗어나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생각해야 한다.

남아공월드컵 중계권 분쟁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으로 겨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미 SBS가 단독 계약한 세 번의 올림픽, 2014년 월드컵 중계권 협상이 남아 있다. 방통위는 이 역시 연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요구했지만, 분쟁과 감정 대립이 또 다시 생기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월드컵 중계 분쟁을 교훈 삼아 우리 방송도 월드컵이나 올림픽 중계에 대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틀을 세워야 한다. 중계권 공동협상과 순차편성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송사들의 상호 협력과 신뢰다. 일본이나 독일처럼 적어도 이 때만큼이라도 시청률 경쟁이나 상업성에 집착하지 말고 국민 편의와 공영성을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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