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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개막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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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개막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입력
2010.04.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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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독립, 소통'을 기치로 내걸고 2000년 출범한 전주국제영화제가 29일 새로운 10년의 첫발을 내딛는다. 제11회 전주영화제는 5월 7일까지 전북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49개국 209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박진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 '키스할 것을'이 개막을 이끌고, 멕시코 영화 '알라마르'가 폐막을 알린다.

영화광들이 집결하는 전주영화제는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은 영화제로 유명하다. 지난해 292회 상영 중 170회가 매진됐고, 좌석점유율은 77.6%에 달했다. 보고 싶은 영화는 빨리 정해 미리미리 예매하는 게 좋다. 영화제 프로그래머 유운성, 조지훈씨가 알짜 상영작 5편씩을 각각 추천했다.

유씨는 브뤼노 뒤몽 감독의 프랑스 영화 '하데비치', 와카마츠 코지 감독의 일본 영화 '캐터필러', '대부' 시리즈로 유명한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신작 '테트로', 독일 영화 '그림자 속에서', 미국ㆍ캐나다 합작 '암리카' 등을 권했다.

'하데비치'는 신을 열렬히 사랑하는 예비 수녀를 통해 구원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유씨는 "신인배우 졸리 소콜로브스키의 놀라운 연기와 논쟁적인 소재를 세심하게 다룬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캐터필러'는 제국주의 시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작품. 사지를 모두 잃은 채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편과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다.

'테트로'는 어렸을 때 헤어진 형제가 다시 만나면서 가족의 어두운 과거가 밝혀지는 과정을 다룬다. "아름다운 흑백 화면과 노거장의 관록있는 연출이 돋보인다"는 게 추천 이유. '그림자 속에서'는 교도소를 막 출감한 뒤 다시 범죄자의 길을 걷는 한 사나이를 그린 영화. '암리카'는 팔레스타인 출신 싱글 맘의 미국 정착기를 소박한 유머로 담아냈다. "담백하고 따뜻하고 유쾌한 영화"로 지난해 칸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이다.

조지훈씨의 추천작은 세네갈 출신의 세계적 거장 우스만 셈벤의 걸작 '군신 에미타이', 캐나다 영화 '카르카세스', 미국 영화 '비행운'과 '윈스탠리', 프랑스 영화 '하라가스' 등이다.

1972년작 '군신 에미타이'는 프랑스의 강압적 식민지배에 맞선 한 세네갈 지도자와 민중의 저항을 그린다. 조씨는 "지금 봐도 견고하고 치밀한 내러티브와 다양한 영화적 장치로 세네갈 국민들의 고뇌와 비극을 훌륭하게 담았다"고 평가했다.

'카르카세스'는 40년 동안 수백 대의 망가진 차를 쌓아두고 살아가는 한 사나이의 삶을 관찰한 영화. "다큐멘터리와 픽션이 흥미롭게 섞여 의미심장한 동화를 만들어 낸 영화"라는 평이다. '비행운'은 필리핀의 클라크 미 공군기지로 인한 피해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윈스탠리'는 17세기 영국의 사회개혁가 제라드 윈스탠리의 삶을 다룬 역사물. 조씨는 "박진감 넘치면서도 놀라을 정도로 아름답고 쓸쓸한 영상미를 선사한다"고 말했다. 불법 이민을 다룬 '하라가스'는 "알제리의 비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불법 이민 과정에서 죽어간 이들을 애도하는 작품"이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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