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가 진화하고 있다. ETF란 코스피200 등 특정 주가지수의 수익률을 좇는 지수연동형펀드. 지금까지는 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지수 상승분의 2배만큼 수익이 나거나(레버리지 ETF)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도록(인버스 ETF) 설계된 신종 ETF가 잇따라 상장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상장된 8개 ETF 중 5개가 레버리지 혹은 인버스 ETF다. 특히 현재 상장돼 있는 57개 EFT 중 연초 이후 지난 23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을 봐도, '코덱스 레버리지'(102억5,590만원)와'코덱스 인버스'(87억2,690만원)가 나란히 4,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레버리지 ETF는 추종하는 지수가 1% 오르면 수익률은 2%가 된다. 즉 수익률이 지수 상승률의 2배가 되도록 설계된 상품. 실제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코덱스 레버리지'는 2월22일 상장 이후 코스피200지수가 8.9% 상승(23일 기준)하는 동안 17.1%의 누적 수익률을 보였다. 이처럼 2배 수익률이 가능한 것은 투자 원금만큼 자금을 차입해 돈을 2배로 굴리는 운용방식 때문이다. 따라서 지수가 떨어질 때는 ETF의 수익률도 두 배로 떨어진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ETF2팀장은 "레버리지 ETF는 지수 상승률에 만족하지 못하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공격형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인버스 ETF는 지수가 내리면 그 하락폭만큼 수익이 나는 상품인데, 지수가 오르면 상승폭만큼 손실이 난다. 주가가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위험 회피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김 팀장은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일 때도 단기적인 주가 하락을 대비해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인버스 ETF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버리지ㆍ인버스 ETF의 수익률은 1거래일을 단위로 적용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즉 1일 수익률은 지수의 2배지만 일정 기간 지수의 누적 수익률이 3%일 때 레버리지 의 수익률은 6%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예컨대 레버리지에 1만원을 투자했는데 지수가 10% 떨어지면 20%만큼 손실을 봐 원금이 8,000원이 되고, 다음날 지수가 5% 상승한다고 치면 수익은 10% 올라 8,800원이 된다. 지수의 누적 수익률은 5.5% 손실이 났지만, 레버리지에서는 두 배(11%)보다 많은 12% 손실이 난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ETF를 단기 투자 상품으로 활용하라고 권한다. 레버리지는 길어야 3개월, 인버스는 1개월 이내로 투자하는 게 좋다. 지수가 등락을 거듭할 수록 누적 수익률이 저하될 수 있는데다,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지도, 하락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덱스 인버스'는 4월 들어 추종하는 코스피200선물지수가 상승하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23일 기준)이 -2.7%다. 김영 한국거래소 상품관리팀장은 "레버리지나 인버스는 주가 상승 혹은 하락을 예측해 단기간에 수익률을 높이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투자 위험성이 있는 만큼 초보 투자자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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