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장후보 경선에서 경선 일정 연기와 후보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25일 서울시장후보 경선일을 당초 29일에서 5월3일로 나흘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공심위 배은희 대변인은 "천안함 희생장병 장례와 경선일이 중복됨에 따라 추모의 예를 최대한 갖추기 위해 경선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또 당초 3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경선은 4일로 연기할 방침이다.
공심위의 결정은 원희룡 나경원 김충환 의원 등 세 후보의 경선 연기 요구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세 후보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함 희생장병 장례 일정으로 경선 운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5월 초로 연기해야 한다"며 "연기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경선 일정을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당초 5월6일로 연기하자고 요구했다.
정몽준 대표는 이날 시내 한 호텔에서 정병국 사무총장과 함께 경선 연기를 요구하는 세 후보를 만나 경선 일정을 논의해 '나흘 연기'로 합의점을 찾았고, 이후 공심위가 이를 최종 결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당초 "늦어도 5월2일 이전에는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결국 당의 방침을 수용했다.
경선이 연기됨에 따라 실제 경선 결과에 어떤 파장을 낳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희룡 나경원 두 후보 캠프 측은 "오 시장을 맹추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대역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 시장 캠프 측은 "경선을 치열하게 하는 것이 본선경쟁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유ㆍ불리를 떠나 연기를 수용했다"며 "경선 승패에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선 연기는 후보 단일화 문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현재 원희룡 나경원 두 후보는 물밑에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단일화를 추진하는 세부적 방식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나흘 동안의 시간을 번 만큼 단일화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양측은 서로 자신으로의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어서 현단계에서 단일화 성사 여부를 예단하긴 어렵다.
한편 민주당이 24일 마감한 서울시장후보 경선 공모에 한명숙 전 총리와 이계안 전 의원이 등록함에 따라 경선은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이 TV토론 보장과 경선 일정 연기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경선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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