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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 "가빈 없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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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 "가빈 없어도…"

입력
2010.04.2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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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특급' 용병 가빈이 빠진 삼성화재는 종이 호랑이일 가능성이 크다."

많은 배구 전문가들은 가빈이 경기 때마다 팀 공격의 절반이상을 책임지기 때문에 이구동성으로이 같이 예측했다. 하지만 이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삼성화재는 가빈의 공백을 토종선수들의 벌떼공격과 조직력으로 메워 한국 프로배구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한일 프로배구 챔피언끼리 맞붙은 최강전에서 한국이 웃었다. 신치용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25일 서울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2010 한일 V리그 탑매치'에서 일본의 파나소닉을 3-1(25-22 19-25 25-22 25-18)로 꺾고 지난해 일본에 넘겨준 우승컵을 재탈환했다. 삼성화재는 이로써 2006년 우승에 이어 대회 통산 2번째 정상에 올랐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탑매치에서 한국은 2006년과 2007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잇달아 챔피언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이날 우승상금 1만달러를 천안함 희생장병 가족들에 기탁한다고 밝혔다.

단판 승부로 양국 최강자를 가린 이날 경기에서 삼성화재는 일본 남자배구 국가대표 멤버 5명을 보유한 파나소닉에 예상을 뒤엎고 낙승을 거둬, 올 11월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 전망을 밝게 했다.

삼성화재는 고희진(16득점ㆍ공격성공률 85.71%)과 석진욱, 이형두가 각각 11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의 주포 시미즈 구니히로는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18득점)을 올렸으나 범실도 10개나 저질러 자멸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에 앞서 "가빈이 빠진 자리에 이형구를 투입하고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이형두(5득점)는 신 감독의 기대에 걸맞게 1세트를 깔끔히 책임지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는 몸이 풀린 파나소닉의 몫이었다. 올 시즌 일본프로배구 MVP 시미즈와 브라질 출신 용병 파울로가 각각 5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3, 4세트는 고희진(10득점)의 활약을 앞세운 삼성화재가 경기초반부터 일방적으로 앞선 끝에 손쉽게 마무리했다.

신치용 감독은 경기 후 "우리 팀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열세였지만 세터의 볼 배급과 서브리시브가 안정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나소닉 난부 마사시(南部正司 )감독은 "용병 없이 경기를 치른 삼성화재의 공격력에 깜짝 놀랐다"며 "삼성화재의 탄탄한 조직력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여자부에서는 일본의 도레이가 한국의 KT&G를 3-2(25-18 19-25 29-27 25-19 15-10)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3위에 그친 도레이는 이날 기무라 사오리(26득점)와 사코다 사오리(24득점)를 앞세워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갔다. 한편 남녀 MVP에는 석진욱과 기무라 사오리가 차지, 각각 1,000달러를 받았다.

최형철 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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