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없는 재판'을 가능케 하는 전자소송이 26일 특허법원부터 도입된다.
전자소송이란 당사자가 소장이나 증거서류 등을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법원도 재판기일 지정이나 판결문, 결정문 등을 전자문서로 송달하는 등 전산시스템에 기반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관련 근거법률의 공포로 전자문서에 법적 효력이 부여됨에 따라 특허사건에 대한 전자소송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이용자가 대법원 전자소송포털 홈페이지(ecfs.scourt.go.kr)에 접속해 공인인증서로 사용자등록을 하면, 등기우편이 아닌 이메일이나 휴대폰 문자서비스(SMS)로 사건진행과정을 더 빨리 전달받을 수 있다. 또 인지나 송달료 등을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으며, 재판기일 지정 등 사건진행 전 과정도 온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어 집이나 사무실에서 재판을 받는 것도 가능해진다.
대전에 위치한 특허법원은 전자소송 시행을 앞두고 지난 16일 실제 원고와 피고가 출석한 가운데 전자소송 시스템을 이용한 전자적 구술변론도 시범 실시했다. 양 당사자는 기존의 두툼한 서류뭉치 읽는 방식이 아니라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변론을 실시했다. 재판부도 증거서류를 뒤적이는 것이 아니라 자리에 설치된 단말기를 통해 각종 소송서류를 열람하며 재판을 진행했다.
전자소송은 지난 2월 '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 도입됐다. 내년에는 시범 법원의 민사사건, 2012년에는 민사소송 전부와 행정ㆍ가사ㆍ도산사건, 2013년에는 집행사건과 비송(非訟)사건 등으로 확대 시행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자소송이 도입되면 재판 진행일정이 대폭 단축되는 것은 물론, 화상재판 등을 통해 소송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전자장비의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변론의 형태도 역동적인 방향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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