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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순창고추장 명인 문옥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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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순창고추장 명인 문옥례씨

입력
2010.04.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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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이랄 게 뭐 있간디? 그저 정성이 최고제."

고추장 담그는 일에 반세기를 묻었다. 20세에 '고추장 집 며느리'가 돼 6대째 집안에 전해 내려 오는 200년을 훌쩍 넘긴 전통의 고추장 제조법을 계승해 왔다. 그 덕분에 150여 가구 이상이 장류를 담그는 장류산업특구 전북 순창에서도 유일하게 국가 공인을 받은 명인이 됐다. 올해 초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순창고추장 식품 명인으로 지정 받은 문옥례(80)씨의 이야기다.

최근 고추장은 한식 세계화의 핵심이자 국산 재료 사용 여부 등으로 식품 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순창문옥례식품이라는 브랜드로 연간 60톤 이상의 전통 고추장을 생산, 3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문씨에게도 감회가 새로울 법한 요즘이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장맛의 핵심은 마음에 있다며 담담해 했다. "시집 오자마자 집안에 걸어 다닐 자리가 없을 만큼 고추장을 많이 담갔다"는 문씨는 "집안 일꾼, 부락 사람들과 나눠 먹으려 한 것일 뿐 처음부터 팔 생각을 아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렇게 나누는 마음으로 담근 덕분인지 문씨의 고추장 맛은 삽시간에 타지로까지 소문이 퍼졌다. 이에 1962년에는 '고추장상회'의 간판을 달고 순창에서 처음으로 전통 고추장을 상품화하기 시작했다. 81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국풍81'의 부대행사인 전국특산물판매전에 출품한 이후에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순창은 연평균 기온 12.4도, 습도 72.8%, 안개일수 77일 정도로 발효에 좋은 기후 조건을 지녔지만 문씨의 명성은 그 천혜의 자연환경을 뛰어넘는 고추장에 대한 애정에서 온다.

"일흔 넘어서도 전국 각지의 장 담그기 이벤트에 불려 다니느라 일주일에 사흘은 집을 비웠어. 고생은 말도 못 하지. 그래도 우리 장맛을 본 사람들이 내 손을 꼭 붙잡고 할머니 오래 사시라고 하는데 힘들어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가 있나."

고추장의 캡사이신 성분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3, 4년 전부터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관광객까지도 문씨가 만든 전통 고추장을 찾고 있다. 이 참에 작년부터는 대형마트에서도 전통 고추장 판매를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장류는 매장 내 시식이나 덤 상품 등 프로모션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마트와 손잡고 아예 100% 국내산 친환경 원료로 제조한 무농약 순창 전통 고추장을 선보였다. 여기에 이달 말부터는 식품 명인의 로고를 달아 새로 포장한 제품을 이마트 올가닉 매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문씨는 "무엇이든 남에게 먹이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많은 사람이 우리 고추장을 접할 수 있는 게 참 좋다"면서도 "명인의 타이틀에 걸맞은 제품을 계속 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다"고도 했다.

요즘 그의 전통 고추장 사업은 셋째 아들 조종현(50)씨가 7대째 이어 받아 함께 하고 있다. 그래도 제품의 맛과 완성도를 결정하는 최종 감별사 역할은 여전히 팔순을 넘긴 노모의 몫이다. 최근 영조 때 이표가 쓴 <수문사설> (1740) 중 식치방에 기록된 순창고추장 제조법을 토대로 전복 고추장을 개발하기도 한 이들 모자는 "명인의 명성을 대대로 이어갈 세계적인 명품 고추장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순창=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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