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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스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임호수 중사/ "곧 태어날 둘째 얼굴도 못 보고…" 가슴 치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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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스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임호수 중사/ "곧 태어날 둘째 얼굴도 못 보고…" 가슴 치는 가족들

입력
2010.04.2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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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야, 호수야, 내 아들 호수야…."

25일 오후 전남 진도군 독거도 남동쪽 10㎞ 해상. 해군 고속정을 타고 3함대 소속 링스헬기가 추락한 현장을 둘러보던 사고 희생자 임호수(33) 중사의 아버지 헌국(63)씨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 냈다. 24일 오후 이곳 해저 37m에서 사고 발생 9일 만에 인양된 헬기 동체 안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아들의 모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정말 (좋은)아들이었어. 그때 대학을 보내기만 했어도…." 아들을 잃은 슬픔을 억누르며 여린 목소리를 토해 내던 그에게 임 중사는 둘도 없는 효자였다. 1남 1녀 중 막내인 임 중사는 고교 졸업 1년 뒤인 1998년 해군 부사관 173기 헬기 무장 정비하사로 군에 투신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군인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후 6항공전단과 3함대 항공지원대 등을 거치며 항공기 정비 분야에서 맹활약하며 실력파로 이름을 날렸다. 향학열이 남달랐던 그는 바쁜 군 복무 중에도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틈틈이 학업에 열중해 항공산업기사 항공사진기능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강원 영동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임 중사는 엄격한 군 생활 속에서도 배려와 양보의 소중함을 잊지 않고 이를 몸소 실천하는 군인이었다. 실제 그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해 목포의 아동복지시설인 경애원에 매달 소정의 금액을 후원해 왔다. 그는 틈틈이 경애원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등 남몰래 봉사 활동도 해 왔다.

그는 또 집안에서는 더없이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였다. 임 중사의 처형은 사고 직후 자신의 친구들에게 "동생이 우리 집에 다녀가느라 집을 비운 사이 임신 중인 동생의 구멍 난 임신복을 직접 손바느질로 꿰매 놓았다. 순하디 순하고, 자상하디 자상한 제부(弟夫)였다"고 애통함을 전했다. 그는 석 달 후면 부인(31)이 둘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목포=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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