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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금융위기때 속으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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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금융위기때 속으로 웃었다"

입력
2010.04.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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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당시 골드만삭스 경영진들이 내부적으로 "돈을 벌었다"며 기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골드만삭스가 투자자들을 오도한 뒤 반대로 투자했다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사기 혐의 판단에 힘을 싣는 정황들이다.

24일 미 상원의 상임 조사 소위원회가 공개한 골드만삭스 내부 이메일에 따르면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2007년 11월 18일 "물론 우리는 모기지 사태 혼란을 피할 수 없었지만 잃었던 것보다 더 많이 벌었다. 숏 포지션 때문이다"고 밝혔다. 숏(매도) 포지션은 시장이나 상품이 하락하는 쪽에 투자하는 기법이다. 다른 경영진인 도널드 멀린도 2007년 10월 신용평가사들이 모기지 상품 신용등급을 대거 강등했을 때 동료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7년 초 한 임원은 회사가 주택시장 붕괴에 투자해 단 하루에 5,000만달러 이상을 벌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그간 모기지 사태에서 이익을 내지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해 왔다는 점에서 27일 상원 조사소위에 출석할 경영진들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메일을 공개한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이기적인 은행들이 위험하고 복잡한 금융기법을 통해 위기를 증폭시켰다"고 비난했다.

골드만삭스는 즉각 반발했다. 루카스 반 프라그 대변인은 골드만삭스가 2007~2008년 모기지 시장에서 12억달러를 손해봤다고 반박했다. 그는 회사가 제공한 2,000만쪽의 이메일 중 의회가 "취향에 맞는 몇 개만 골라냈다"고 주장, 청문회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SEC는 최근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모기지를 기반으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판매하면서 자신들이 해당 상품이 하락하는 쪽에 투자하고 있음을 알리지 않았다며 회사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한편 AP통신은 최근 월가와 정치권의 대립과 관련,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월가에 대해 떳떳하지 못하다"고 분석,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양 당의 정치적인 공방 성격을 부각시켰다. 양 당이 과거 선거 과정에서 골드만삭스 등 월가로부터 막대한 선거자금을 지원받았고, 정권을 차지했을 때 월가 거물들을 앞다퉈 등용했으며, 모두 붕괴 위기의 월가를 구제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최근 퓨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미국민 61%가 금융 규제 강화에 동의하면서도 25%만이 정부와 의회가 국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게 AP통신의 분석이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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