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FA(자유계약선수)제도가 남자 프로배구에 도입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3일 남자부 FA제도를 확정해 발표했다. 확정된 발표안에 따르면 V리그 6시즌을 뛴 선수는 FA자격을 얻게 된다. 이는 프로출범 이전 이후 구분이 없고, 고졸ㆍ대졸 입단 선수도 똑같이 적용된다. FA 영입에 대한 보상 조건은 ▲해당 선수의 직전 시즌 연봉 300%와 선수 1명(보소선수 3명 제외) 또는 ▲해당 선수 직전 시즌 연봉의 400%다.
하지만 지난해 선수들의 훈련 거부와 집단 이탈 사태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FA제도는 껍데기뿐인 반 쪽짜리에 불과했다. 경과 규정을 둬 선수들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 KOVO는 주력 선수의 일시 이탈 방지를 위해 2년간 경과 조치를 적용한다. 한 구단이 배출할 수 있는 FA를 2명으로 제한한다는 경과 규정이다.
올해 남자부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는 모두 22명. 하지만 각 구단의 FA 배출을 2명으로 제한한 까닭에 자유로운 이동이 이뤄질 수 없게 됐다. FA제도는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동 시장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경과 규정 적용은 FA제도를 거스르는 꼴이 된다. 제도적 장치도 미비하다. 만약 구단에서 FA로 영입한 선수를 3명의 보호선수로 묶지 않는다면 다시 다른 팀에서 FA로 영입할 수 있는 구조다.
2명의 FA 계약을 연봉의 다액순으로 끊는 것도 문제다. KOVO는 "선수들에게 돈을 많이 받을 방법을 마련해주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 안에서는 연봉이 적은 선수의 이적이 불가능해 선수간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길 수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