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는 '백신 주권'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계기였다. 정부와 제약업계는 백신 지원ㆍ생산 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복지부는 필수 예방 백신에 대한 국내 자급 능력 확충을 위해 민간의 백신 생산 시설에 대한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기존 백신 생산 공법인 유정란을 통한 배양 생산 이외에도 세포주(배양이 가능한 세포)를 이용한 백신 기술 연구 분야도 새로 지원할 계획이다.
필수 예방 백신에 대한 생산 지원도 강화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총 11종의 필수 예방 백신 중에서 국내 자체 생산이 가능한 백신을 6종에서 2014년까지 9종으로 늘리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필수 예방 백신 중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백신은 B형 간염, 일본뇌염, 수두, 인플루엔자, 장티푸스, 신증후출혈열 등이 전부다. 식약청은 백신 제조사들과 협의해 영ㆍ유아에게 필수 백신인 BCG(결핵 예방백신)와 DTaP(디프테리아ㆍ파상품ㆍ백일해 예방백신) 등을 포함해 3종을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개발 백신의 특징 분석과 시험 설계 방향 제시 등을 위해 녹십자 및 보령바이오파마와 협의체를 구성한 상태다.
바이오제약 업계의 백신 개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종플루 발생을 계기로 백신의 시장성이 확인되서다. 신종플루 매출 증가 덕분에 업계 2위로 올라선 녹십자의 경우 유정란을 이용한 전통적인 백신 생산 방식 대신에 세포주(배양이 가능한 세포) 방식의 연구개발에 나섰다. 허은철 녹십자 부사장은 "조류독감 등에 따른 유정란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는 동시에 생산기간도 최대 3개월 이상 단축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비임상(동물 및 실험실) 시험을 시작해 이르면 2014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 의약품) 업체인 셀트리온도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신종플루뿐만 아니라 조류독감도 함께 치료할 수 있는 종합 독감 항체 치료제를 개발했다. 서정진 회장은 "임상(사람)시험 전 쥐에게 치료제를 투여한 결과, 매우 성공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7월 말까지 동물독성시험을 완료하고 하반기에 임상시험을 거쳐 내년 상반기 상업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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