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중계권 분쟁을 빚고 있는 방송 3사에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SBS가 단독 확보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과 관련, SBS KBS MBC 지상파방송 3사가 모두 보편적 시청권 관련 금지행위를 위반했다며 시정조치 명령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시정조치 명령에서 방송 3사가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의 구체적 판매 또는 구매 희망가격을 26일까지 상대방에게 동시에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30일까지 최대한 성실하게 협상한 뒤 그 결과를 5월 3일까지 방통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방통위는 "방송 3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올림픽ㆍ월드컵 중계권 판매 또는 구매를 거부하거나 지연시켰다"며 "지난달 17일 자율 협상을 통한 합의에 최선을 다할 것을 권고했음에도 3사 모두 구체적 판매ㆍ구매 희망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만약 협상이 결렬되고 그 과정에서 3사가 성실히 임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며 "과징금 규모는 계약금액의 5%까지 부과할 수 있어 이번 월드컵의 경우 2,500만 달러의 5%, 최대 35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과징금은 방송 3사에 같은 조건으로 부과되며, 시정명령 불이행시 방송 재허가시에 감점 요인이 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방통위는 올해 월드컵뿐 아니라 2012~2016년 올림픽 3개 대회 및 2014년 월드컵 중계권에 대해서도 방송 3사가 8월 말까지 구체적 희망가격을 상대방에게 제시하고, 이후 매월 1회씩 협상 중간보고를 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올해 말까지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이번 월드컵ㆍ올림픽 중계권 분쟁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보편적 시청권 보장제도'를 올해 정책연구과제로 선정, 중계권의 공동구매 및 순차편성을 전제로 한 코리아풀의 활성화 방안과 관련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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