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사카키바라 사다유키(67) 도레이 사장에게 금탑산업훈장을 서훈했다.
일본인인 사카키바라 사장이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있을 때 수여되는 금탑산업훈장을 받게 된 것은 도레이와 그의 각별한 한국 사랑 때문이다.
세계적인 화학기업 도레이는 1963년 한국나일론(코오롱의 전신)에 나일론 기술을 공여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일본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투자를 단행한 것. 한ㆍ일 국교 정상화도 이뤄지지 않은 때다. 도레이는 이후 우리나라에 첨단 소재 산업 중심으로 총 16억달러를 투자, 2,3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특히 사카키바라 사장은 일본 도레이 본사 내에서도 항상 한국 투자를 주도해온 대표적인 지한파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더 이상의 투자는 무리라는 반대론자들을 설득하고, 5억달러의 투자를 끌어낸 바 있다. 한국을 방문한 것도 100번이 넘는다. 최근 도레이가 경북 구미시에 4,800억원을 들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섬유 공장을 짓기로 한 데에도 그의 영향력이 컸다. 최 장관이 이날 "도레이의 탄소섬유 투자는 자동차ㆍ항공 등 연관 산업의 발전과 저탄소ㆍ녹색 성장의 큰 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부회장이기도 한 사카키바라 사장은 "한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뿐 아니라 우수하고 근면한 인재, 뛰어난 인프라, 세계적 기업 등 훌륭한 경영 자원을 가진 나라"라며 "단기적인 이윤 추구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산업진흥, 수출확대, 기술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한국의 경제와 고용 확대, 그리고 사회ㆍ문화 발전을 위해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