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23일 오키나와(沖繩) 후텐마(普天間) 미 해병대 비행장 이전 문제를 약속대로 5월 말까지 해결하지 못하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 미국은 물론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의 반대가 거세 다음 달까지 결론내지 못할 경우 하토야마 총리는 퇴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후텐마 문제를 5월 말까지 결론 내지 못하면 물러나겠느냐는 야당 의원 질의에 “총리로서 모든 정책에 자리를 거는 각오로 임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 가운데는 후텐마 이전 문제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전날 여야 당수 토론에서도 “모든 정책 실현을 위해 총리 자리를 걸고 노력하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후텐마를 직접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이전 후보지로 검토하는 가고시마(鹿兒島)현 도쿠노시마(德之島)나 오키나와 주민의 반대 여론이 거센 점과 관련해 “반대집회에 많은 분들이 모였다는 것은 하나의 민의의 표시”라며 “구체적인 이전지에 대한 정부의 생각이 최종 결정된 상황이 아니다”고 말해 해결 시한을 한달 남짓 앞두고 아직도 정부의 최종 이전 후보지조차 확정하지 못했음을 시인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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