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26000 준수' 마크를 단 교회를 보게 될까.
개신교 시민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사회적 책임' 지표인 ISO 26000을 교회에 도입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올해 10월 세계 90여개 국의 동의로 발효될 예정인 ISO 26000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 비정부기구, 노동조합 등에 두루 통용되는 지표다. 강제성은 없지만 유럽연합 등 선진국은 ISO 26000을 투명성, 인권, 환경보호 등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수출입 과정에서의 제한 등의 잣대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윤실은 "사회적 비판을 많이 받는 한국 개신교단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ISO 26000 도입이 실천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양세진 기윤실 사무총장은 "ISO 26000의 일반 조항에 더해 ▦비전(목회철학)과 리더십 ▦조직 운영 ▦사회적 책임 ▦성도의 삶 등의 조항을 더해 한국교회형 신뢰 지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도들은 이미 헌금을 하기 전에 교회의 투명성을 따지고 있다"며 "ISO 26000이 판단 기준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ISO 26000 적용이 현실화되면 세속적 기준으로 영적 공동체인 교회를 계량화하고 구분짓는다는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양 총장은 이에 대해 "교회는 일반 사회조직의 책임을 다하고 거기에 더해 영적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라며 "ISO 26000은 세속적 기준에 따라 교회를 줄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교회가 지켜야 할 마땅한 사회적 책임 규정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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