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구제역 전국 확산 위기/ 돼지 전파력 소 3000배…바이러스 활동 적기…경로 오리무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구제역 전국 확산 위기/ 돼지 전파력 소 3000배…바이러스 활동 적기…경로 오리무중

입력
2010.04.22 12:39
0 0

강화에서 김포, 이젠 충북 충주까지 구제역은 사실상 전국 확산단계로 접어들었다. 더구나 ▦소보다 전파력이 최대 3,000배 높은 돼지까지 감염된 점 ▦감염 경로나 매개체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점 ▦지금이 구제역 바이러스 활동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인 점을 감안할 때, 역대 최악의 구제역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구제역 확산일로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역을 사상 최악으로 평가 받고 있는 2002년 파동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2002년의 경우 경기 안성ㆍ용인ㆍ평택, 충북 진천 등 2개도 4개 시ㆍ군에서 발생했지만 모두 인접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인천 강화, 경기 김포, 충북 충주로 이어지고 있는 이번 구제역은 3개 광역시ㆍ도에 걸쳐, 전파거리만 130㎞가 넘는다. 이번 구제역을 전국 확산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충주에서 감염된 가축이 돼지인 점도 앞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돼지는 소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력이 최대 3,000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차 구제역인 2000년과 3차인 올해 1월(경기 포천)에는 소만 감염돼 살처분 가축이 각각 2,200두, 5,600두 수준에 그쳤지만, 돼지가 감염됐던 2002년의 경우 무려 16만두가 살처분 됐다.

날씨도 걸리는 대목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며 구제역 바이러스는 기온이 너무 높거나 낮지 않는 봄 기온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로, 확산 가능성이 그 만큼 높다는 뜻이다.

감염경로는 오리무중

충주 구제역의 바이러스 혈청형은 강화, 김포의 것과 같은 'O형.' 하지만 이렇다 할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강화와 충주 농가에 정액과 모돈(母豚)을 공급한 회사가 같은 회사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최근엔 거래가 없어 역학적 관련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

역학적 연관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앞으로 발생이 예상되는 지역을 예상하기도 힘들다. 방역망이 뚫렸지만, 정부 역시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방역대를 새로 설정하고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확대하는 것 외에 딱히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피해규모 눈덩이

이렇다 보니 살처분 두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날 충주 구제역으로 살처분 대상에 오른 가축은 모두 1만2,640두에 이르는데, 이는 올 1월 포천과 연천에서 28일 동안 6건의 구제역이 발생해 살처분 된 가축 수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또 이번 4차(강화, 김포, 충주) 구제역에서는 4만8,749두가 살처분 됐는데 1차(2000년 2,216두), 3차(올 1월 5,956마리)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축산농가의 피해 및 정부 보상금도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살처분 보상금만 521억원(잠정)에 달해 이미 1,3차 때 수준을 뛰어넘었다. 최악이었던 2차 때에 근접한 수준이다. 2차 때 살처분 규모(16만두)가 엄청났음에도 불구하고 보상금이 비슷한 것은 이번엔 값비싼 소가 많이 희생됐기 때문이다. 이번 구제역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어서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언제까지 가나

관건은 이 구제역이 언제쯤 끝날 것이냐는 점. 정부 방역망은 허술함을 드러냈고, 구체적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는 상황인데다, 날씨 및 돼지감염까지 감안하면 6월까지는 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돼지 구제역이 발생했던 2002년에도 그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리도 그 부분을 가장 우려하고 있지만 이번 충주 구제역의 경우 감염 가축 체내에서 항원(바이러스)은 관찰됐고 항체는 확인이 안된 것으로 보아 비교적 초기단계에 발견된 셈"이라며 "방역만 잘한다면 2002년보다는 상황이 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