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Free plus/ 스타일 - 요즘 데님 패션 아세요? 靑 위에 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Free plus/ 스타일 - 요즘 데님 패션 아세요? 靑 위에 靑!

입력
2010.04.22 12:16
0 0

패션세상에서 금기로 치는 것이 상하의 통일의 법칙이다. 정장시대를 살던 장년층이라면 모를까, 캐주얼이 정장을 밀어내고 믹스앤매치가 세련된 스타일링의 원칙으로 통용되는 시대에 상하의를 그것도 데님으로 맞춰 입다니 그야말로 안습 소리 듣기 딱 좋았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패션세상에선 금기도 통념에 불과할 지 모른다. 봄, 복고 바람을 타고 1980년대 식 '돌청' 가공 데님은 물론 상하의를 데님으로 맞춰 입는 청-청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김해련 에이다임 대표는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른 희끗희끗하게 스톤워싱한 청바지를 보노라면 80년대 대학 캠퍼스가 떠오른다"고 했다. 70년대 허름한 청바지가 젊음과 반항의 상징이었다면 김 대표가 대학을 다녔던 80년대는 정치적으로는 불안했으되 경제적으로 호황을 구가하던 시기였다. 청바지의 패션화가 진행되면서 당시 인기를 모았던 록그룹 송골매 멤버들처럼 청재킷에 청바지를 걸치는 것이 유행했고 이른바 '돌청'(stone washingㆍ돌로 데님 원단을 문질러 가공하는 방식) 데님이 인기를 얻었다. 김 대표는 "최근 불황과 자연재해 등 국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풍요로웠던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자극, 데님패션에 복고무드를 가져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님 위에 데님, 촌티 대신 엣지

올 봄 복고무드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이 데님 소재로 상하의를 맞춰 입는 청-청(데님 온 데님) 또는 더블 데님 스타일링이다. 채명희 디앤샵 MD는 "상하의 모두를 데님으로 연출하는 것은 아동복이 아닌 이상 오랫동안 촌스러운 연출법으로 금기시됐지만 올 들어 복고바람을 타고 부상중"이라고 말했다.

패션브랜드 중에는 캘빈클라인진과 휴고보스오렌지, D&G, 갭 등이 청-청패션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캘빈클라인진은 신민아를 모델로 내세운 화보에서 전체적으로 날렵하면서 엣지를 살린 스타일을 선보였다. 휴고보스오렌지는 엷게 탈색한 반바지와 셔츠, 재킷 을 통해 느슨한 리조트룩 이미지를 소개했고, D&G는 다소 거칠게 워싱처리한 데님스타일을 이용해 섹시한 매력을 선보였다.

청-청 연출법을 무난하게 활용하는 비결은 톤이나 질감의 차이를 갖는 것이다. 같은 데님이라도 하의는 짙게, 상의는 옅은 색으로 선택하거나 재킷이 다소 무게감이 있는 거친 소재라면 셔츠는 실크처럼 얇고 부드럽게 가공된 데님을 곁들이는 식. 하체의 곡선을 드러내는 스키니 청바지라면 상의는 흔히 보이프랜드 재킷(남자친구의 옷을 입은 것처럼 크다는 의미)으로 불리는 큼직한 것을 선택해 볼륨 대비를 통한 분할효과를 내는 것도 데님 온 데님의 무거운 느낌을 상쇄하는 좋은 방법이다.

돌로 문지르고 찢고 붙이고…생지 대신 화장발

수년째 인기를 유지해온 생지(가공하지않은 데님)가 대중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유행의 새 깃발은 다양한 가공 데님이 인수했다. 80년대 데님패션의 절정을 구가했던 스노우진(snow jean)과 디스트로이드진(destroyed jean)이 주인공이다. 스노우진은 돌청 가공을 하면 데님 고유의 짙은 청색이 빠지면서 바랜 듯 물 빠진 흔적이 마치 흰 눈덩들이 뭉쳐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에서, 디스트로이드진은 허벅지와 엉덩이 등을 일부러 찢은 듯이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복고패션이긴 하지만 올 봄의 스노우진은 1980년대 스타일 보다는 한결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한다. 윤성호 빈폴진 과장은 "워싱기법의 발달로 이전의 거칠고 투박한 느낌보다 얼룩덜룩한 반점 느낌을 살짝 살린 정도로 가볍고 밝아진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찢기 붙이기 등 다양한 장식 기법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세븐진은 발목까지 찰싹 달라붙어 하체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는 스타일에 허벅지 부분을 가로 세로로 찢고 마치 레이스를 덧댄 듯한 효과를 낸 패션진을 선보였다.

다양한 가공 데님의 인기는 경기 호전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생지 데님의 인기가 캐주얼은 물론 비즈니스캐주얼에도 적용할 수 있는 보수적인 매력에서 비롯된 것을 감안하면, 가공 데님의 부상은 겸용성을 벗어나도 좋을 만큼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