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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소 묻고… 구제역이 앗아간 축산농/ 강화 5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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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같은 소 묻고… 구제역이 앗아간 축산농/ 강화 50대 여성 숨진 채 발견

입력
2010.04.2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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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이 창궐한 인천 강화군 선원면에 사는 S모(51·여)씨는 13일 한우 39마리를 살처분 했다. 10여년 전 축산을 시작한 S씨는 소 한 마리마다 이름을 붙여 부를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애지중지하던 소들을 산 채로 땅에 묻은 S씨는 텅 빈 축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여기에 살처분에 따른 일부 보상은 받지만 경제적으로도 큰 손해가 불가피해졌다.

그런 상황에서 S씨는 21일 오후 3시께 인근 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S씨를 발견한 주민 윤모(19군은 "하천 옆을 걸어가는데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고, 물 위에는 인형 같은 물체가 떠 있어 아버지에게 알려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날 새벽 5시께 S씨의 단독주택 2층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가구 등을 태우고 30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S씨와 남편(54)은 집 밖으로 피해 화를 입지 않았다. 남편은 경찰에서 "소는 주로 집 사람이 키웠는데 소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까지 나 상심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신에 별다른 외상이 없고, 평소 소를 아꼈다는 진술 등으로 미뤄 살처분 뒤 S씨가 스스로 하천에 몸을 던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과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구제역이 몰아치고 축산농민까지 숨진 채 발견되자 마을은 뒤숭숭해졌다. 선원면 주민 이모씨는 "열심히 사는 좋은 이웃이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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