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이 결국 전국으로 확산됐다. 섬(인천 강화)에서 시작해 인근 육지(김포)를 넘어 이젠 내륙 안쪽(충북 충주)까지 번진 것. 더구나 바이러스 전파력이 소보다 최대 3,000배 빠른 돼지에서 구제역이 추가 확인됨에 따라, 2002년 구제역 파동을 넘어서는 사상 최악의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방역 당국도 사실상 최상위 위기경보를 발동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2일 전날 신고된 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의 구제역 의심 돼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 농가는 구제역 최초 발생지인 인천 강화군 한우 농가에서 무려 136㎞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가축방역당국의 방역망(20㎞)을 한참 벗어난 곳이어서, 정부의 방역망이 완전 붕괴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감염 가축이 소에 비해 바이러스 전파력이 100배에서 3,000배 빠른 돼지여서 급속한 추가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초 발생 농가에서 6.5㎞ 떨여진 강화 불은면 덕성리의 한우ㆍ염소 농가도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구제역 감염 농가는 모두 8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구제역이 급속 확산되자 위기경보 단계를 최상위 단계인 ‘심각(Red)’에 준하는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이에 따라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구제역대책본부를 직접 지휘하고, 각 지자체에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게 되며 본부장도 해당 단체장이 직접 맡게 된다.
방역당국은 충주가 내륙교통의 중심지인데다 전파력 강한 돼지가 감염 대상임을 감안,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종전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94개 농가 1만2,640마리 가축에 대한 살처분이 실시됐으며, 이로써 이번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가축 수는 총 4만8,749마리로 늘어났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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