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그 곳에 머물길 바랄 겁니다."
네팔 셰르파들이 에베레스트산 ‘죽음의 구간’에서 숨진 등산가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한 유족이 시신 수습을 만류하고 나섰다.
1996년 에베레스트 등정 중 숨진 뉴질랜드의 세계적인 산악인 로브 홀의 부인 잔 아놀드는 “남편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남편의 시신 수습에 반대했다고 22일 영국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네팔 셰르파들은 내달 해발 8,000m 이상에 위치한 죽음의 구간에 올라 홀을 포함한 5,6구의 산악인 시신과 2톤의 등반 쓰레기를 가지고 내려올 계획이다.
홀은 96년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에서 다른 7명과 함께 숨졌다. 당시 36세였던 홀은 셰르파가 아닌 산악인으로서는 최다인 에베레스트 정상 5회 등정의 기록을 세웠다. 일반인들로 구성된 상업등반대의 유행을 이끌었던 그는 6번째 정상 도전에서 갑작스런 기상 악화와 폭설로 고객들과 함께 고립되면서 참사를 맞았다. 더타임스는 그가 96년 5월 11일 숨지기 직전 무선 통신으로 부인과 연락, “난 편안합니다. 잘 자요, 내 사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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