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개막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마지막 선택을 내려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허 감독은 오는 29일 30명의 월드컵 예비 엔트리를 발표한다. 남아공으로 가는 1차 관문을 통과한 이들은 다음달 9일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마지막 생존 경쟁을 치른다. 허 감독은 16일 에콰도르와의 친선경기(서울월드컵경기장)를 치른 후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 장도에 오르는 5월 22일 이전에 발표할 예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월드컵 최종 엔트리 마감 시한은 6월 1일이다. 마지막 무대 만을 남겨 놓고 있는 남아공행을 향한 생존 경쟁의 판도를 짚어 본다.
옆구리가 허전하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은 남아공에서 한국 축구의 비상을 이끌 쌍두마차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뒤를 받칠 멤버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좌우 날개 백업 요원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허 감독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박지성과 이청용의 포지션에 변화를 주는 변칙 스타일로 승부를 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술적 활용도가 높았던 염기훈(수원)과 설기현(포항)은 부상으로 예비 엔트리 소집 여부가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김보경(오이타)과 김재성(포항)이 좌우 날개 백업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하다는 핸디캡이 있다.
박주영 파트너는 누구
허 감독은 20일 FIFA 월드컵 우승 트로피 공개 행사에 참가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공격수와 관련된 질문에 "박주영(AS 모나코) 외에 확실하게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주영을 제외한 공격수들의 경쟁은 말 그대로 난형난제다.
현재로서는 이동국(전북)이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이동국은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렸고 소속팀에서도 5골을 터트리며 좋은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주전 자리를 예약하는 듯 했던 이근호(이와타)는 A매치와 소속팀에서의 부진으로 엔트리 합류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근호는 2009년 3월 이라크와의 친선경기(2-1)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후 A매치에서 무득점에 그치고 있고 올 시즌 J리그에서 한 골로 부진하다.
경험이 풍부한 안정환(다롄)은 '조커'로서 확실한 결정력을 보여줬다는 메리트가 있다. 25일 정해성 코치가 중국으로 날아가 안정환의 최종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다.
관록과 패기의 대결
중앙 미드필더는 경쟁률이 가장 높은 포지션이다. 기성용(셀틱)과 김정우(광주 상무)의 본선행은 확정적이지만 나머지 두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는 에콰도르전을 치른 후에야 가려질 전망이다.
김남일(톰 톰스크)과 조원희(수원)은 관록에서 앞선다. 김남일은 두 차례의 월드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조원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했다. 신형민(포항)과 구자철(제주)은 패기를 앞세워 남아공행을 노린다.
신형민은 파이팅이 좋은, 허 감독의 젊은 시절을 연상케 하는 유형의 선수다.
구자철은 나이는 어리지만 빼어난 경기 조율 능력을 지니고 있어 기성용의 대안으로 활용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김두현(수원)은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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