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1일 "분단된 지 60년이 되다 보니까 군도 다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지역발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가 그 동안 분단 국가라는 인식을 잊고 지냈고, 국민들도 불과 40마일 밖에 장사정포로 무장한 북한이 있다는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고를 언급하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과 군이 함께 안보에 대해 각성하고, 또 바로 가까이에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세력인 북한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기회가 되면 희생자들에 대한 보답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가안보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군 기강 확립 조치를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호전적 북한' 발언은 천안함 사고와 직접 연관된 것이 아니라 황장엽 암살조 사건 등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풀이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에서 열린 제 43회 과학의 날 기념 간담회에서 "2012년 서울에서 열리는 2차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는 북한과 이란, 두 나라에 대한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7대 종단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조언을
듣고 국론 결집과 국민화합에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복판에서 이런 일(천안함 사고)이 벌어져 국민의 심려가 크지만 대통령은 심증만 갖고 원인을 예단해선 안 된다"면서 "결과가 나왔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사전에 많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찬에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불교)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기독교) 김희중 대주교(천주교) 최근덕 성균관장(유교) 김주원 교정원장(원불교) 임운길 교령(천도교)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22일에는 군 원로, 23일에는 전직 대통령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