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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위기이자 기회!" 켄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재계인사에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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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위기이자 기회!" 켄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재계인사에 특강

입력
2010.04.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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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2012년까지 제품 포장 5% 감축을 선언했어요. 이 목표를 달성하면 연간 트럭 21만3,000대분의 운송량과 연료 6,700만 갤런(약 2억5,360만 리터)을 줄여 전체 매장의 효율성이 30%이상 향상된다는 겁니다."

켄 크로퍼드(66)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은 21일 재계 인사 200명을 상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세계 기후변화 이슈와 기업의 대응' 특별강연에서 월마트 얘기를 먼저 꺼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기업의 승패가 나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마트가 정부의 강제력 없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 중요하다"며 "'더 열심히' 가 아니라 '더 영리하게' 움직여야 앞서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기후변화 현상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전제한 뒤 가능한 빨리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것, 공공 수자원을 최대한 보호할 것 등을 기업에 당부했다. 그는 "고효율 시스템을 구축해야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서 역동적으로 경제를 이끄는 위치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물은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물이 없으면 경제활동도, 한국인도 존재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크로퍼드 단장은 영국과 유엔 등의 연구자료를 인용해 지구온난화의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다. 1992년 이래 해수면이 55㎜상승했고, 물 부족 국가에 살고 있는 인구가 현재 7억명에서 2025년 30억명으로 늘어난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경우 가뭄이 13세기에는 세 차례 5년간 지속됐지만 20세기에는 15회, 32년으로 급증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서울의 평균기온이 100년에 2.4도씩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장마기간 120㎜ 이상 비가 내린 날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두 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크로퍼드 단장은 "21세기말까지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증가하면 연평균 기온은 4도 상승하고, 강우량도 17%가량 증가한다"며 "엘니뇨 영향으로 태평양 서쪽지역에서 발생하는 태풍 진로가 변화하고 있고, 그 결과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도 빈번해져 폭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퍼드 단장은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강연을 마쳤다. "광고성 발언 한 마디만 할게요. 저는 기상학자여서 생태변화나 경제적 파급효과 등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런 만큼 팀을 꾸려 학제간 연구가 필요합니다. 기업들이 환경부와 기상청에 힘을 보태주시고, 학제간 연구에도 아낌없이 지원해주세요."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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