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무당층이 증가하고 당비를 납부하는 진성당원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외형적 현상은 우리나라와 유사할지라도 속을 들여다보면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독일의 정당은 철저히 당비에 의해서만 운영된다. 그만큼 정당은 자생력을 갖추고 있으며 당원의 역할도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당원 중심으로 조직된 지구당에서 대표를 선출해 전당대회에 파견하고, 전당대회에서 당수 등 지도부를 선출하고 집행기구를 구성한다. 공직 후보를 내세울 때도 중앙당의 심사를 거치지만 당원들이 상향식으로 직접 선출한다. 오랫동안 정착된 정당제도 덕분에 우리나라에 비해 당의 전통과 가치, 정책에 대한 당원들의 일체감이 견고하다.
프랑스와 영국의 정당들도 기본적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들 중심으로 운영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 같은 환경에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노동당)와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 등 풀뿌리 당원 출신 정치인들이 전국적인 지도자로 배출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비로 운영되는 서유럽 국가 정당들과 달리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에는 당비를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진성당원이 없다. 대신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중심으로 후보자 및 정당의 조직이 운영된다. 당비를 내는 당원으로 구성된 지구당이 없는 대신 선거구 별로 핵심 활동가와 지지자들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구성된다. 우리나라처럼 현역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지구당을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어서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공직 후보 선출은 예비선거(프라이머리)를 통해서 이뤄진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모든 유권자가 참여하는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주 정부가 비용을 부담한다. 대신 선거철에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후원모임이 구성돼 이를 통해 모금한 후원금으로 선거를 치른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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