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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비만치료 시부트라민 부작용 논란... 먹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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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인사이드] 비만치료 시부트라민 부작용 논란... 먹어도 될까

입력
2010.04.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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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치료제가 심혈관계 환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외국 연구보고서(SCOUT)로 인해 안전성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부트라민 제제에 대해 처방 조제를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한편 7월에 결과보고서를 내기로 하고 심사에 들어갔다. 반면 대한비만학회(이사장 박혜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약청의 이번 시부트라민 발표와 관련해 기존처럼 '사용설명서에 처방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비만치료제 어떤 게 있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약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치료제는 1997년 출시 후 다양한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돼 왔지만 이번 SCOUT 연구에서 심혈관계 안전성이 이슈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의약품으로 비만치료제 허가를 받은 성분은 시부트라민과 오를리스타트(로슈의 제니칼), 펜테르민ㆍ펜디메트라진 등 향정신성 제제 3종류 밖에 없다. 이 약들은 모두 의사 처방을 받아야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시부트라민 성분으로 만든 오리지널 신약은 애보트의 '리덕틸'이다. 국내에는 슬리머(한미약품)와 실크라민(종근당), 엔비유(대웅제약), 디아트라민(CJ제일제당), 디덕타민(유한양행), 슈랑커(동아제약), 시부펙스(광동제약), 말레니(국제약품) 등 36개사 58개 복제약품(제네릭 약)이 팔리고 있다.

시부트라민 성분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포만감을 느끼도록 한다. 평소보다 20% 적게 먹고도 배부른 자극이 뇌에 더 빨리 전달돼 음식을 적게 먹게 된다. 1997년 비만치료제로 출시된 이래 지금까지 3,000여만 환자에게 처방됐다. 비만치료제 가운데 체중 감량 효과가 제일 좋고 장기간 임상시험에서도 내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혈압이 오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운동한 뒤 가슴이 뛰거나 식은 땀이 나기도 한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변비도 생긴다. 보통 약물 투여 초기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점차 줄어든다. 고령인이나 고혈압, 부정맥 환자에게는 처방할 수 없다.

또 다른 성분의 비만치료제인 오를리스타트(로슈의 제니칼)는 섭취한 음식물에 들어있는 지방이 흡수되지 않도록 한다. 지방의 30% 정도를 대변으로 배설한다. 기름이 섞인 대변, 복부 팽만감,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다. 지방보다 탄수화물 비만이 많은 한국형 비만에서는 효과가 적다. 지방을 많이 섭취할수록 대변에 기름이 많이 섞여 나오므로 식습관을 조절할 때에 이 약이 쓰인다.

향정신성 의약품인 펜테르민과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원리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 자체를 억제한다. 밥을 먹고 싶은 욕구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신경 흥분성 약물과 유사하게 작용해 습관성과 남용의 위험이 크다. 식약청에서는 내성과 의존성, 폐동맥 고혈압 발생 위험성이 있는 향정신성 식욕억제제를 4주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의사 판단에 따라 4주 이상 복용할 경우에도 3개월을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질환 없는 비만인은 먹어도 문제없어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고도 비만)이라면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한비만학회는 "시부트라민은 심혈관 질환 병력이 없고 식사조절과 운동요법만으로 체중감량이 어려운 비만환자를 위해 식약청 허가를 받아 사용돼 온 비만약"이라며 "심혈관 질환 투여 금기 등이 국내 사용허가서에 명시돼 있으므로 이에 대한 위험을 약물의 처방 대상에게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EU 처방 중단의 근거가 된 시부트라민 보고서는 처방이 금지된 50세 이상 심혈관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부작용 연구라 정상인은 큰 문제가 없었으므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동반 질환이 없는 단순 비만 환자의 경우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송미옥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회장은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유럽처럼 처방 및 조제 금지 조치를 먼저 내려 소비자를 보호하면서 안전성 심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회장은 "EMA는 벌써 지난 1월 이 성분이 뇌졸중과 심장발작 등과 같은 부작용 위험을 높인다며 회원국에 판매중지를 권고했고 몇몇 나라에서는 이를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일러스트=김경진기자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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