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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부탁에…" 담합 시인/ 전재목 코치 기자회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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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부탁에…" 담합 시인/ 전재목 코치 기자회견서

입력
2010.04.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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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에 만연한 짬짜미(담합)를 둘러싸고 조사위원회의 조사가 한창인 가운데 남자대표팀 전재목(37) 코치가 사실상의 승부 조작을 시인했다. 이로써 진실 공방으로 치닫던 쇼트트랙 파문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 코치는 20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대표선발전 1,000m 준결선을 앞두고 선발전 점수가 없었던 이정수가 먼저 도와달라고 부탁해 곽윤기의 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절대 동료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 이정수의 주장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이다. 전 코치는 이정수(21ㆍ단국대)가 지난달 불가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개인전 불참을 지시했다고 지목한 인물이다.

전 코치는 "이정수의 부탁을 곽윤기가 승낙하면서 이정수가 밴쿠버동계올림픽 개인 종목을 곽윤기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림픽 당시 이정수는 그 전 약속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출전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전 코치에 따르면 이정수와 곽윤기(21ㆍ연세대)는 올림픽 1,000m를 곽윤기가 나가고, 3월 세계선수권에 이정수가 출전하기로 '합의'를 봤으나 이미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이정수가 1,000m를 양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 전 코치의 말대로라면 이정수는 강압이나 부상 때문이 아닌, 이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계선수권에 나서지 않은 셈이다.

실제로 대표팀 성시백(23ㆍ용인시청)이 18일 미니홈피에 곽윤기가 대표선발전에서 이정수를 도와주는 듯한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올린 데 이어 20일 조사위의 비디오 분석에서도 이정수가 곽윤기의 도움을 받은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정수 측은 이에 대해 여전히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 현재로서는 이정수가 코너에 몰린 분위기지만,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를 떠나 전 코치를 비롯한 쇼트트랙 지도자와 선수들 대부분이 짬짜미를 작전의 일부라고 간주해 온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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