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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유족의 충정 짓밟는 좌우 극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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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유족의 충정 짓밟는 좌우 극단론

입력
2010.04.20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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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희생자 유족들이 "대북 무력보복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무력 응징을 위해 북한 함정 등을 공격할 경우, 또 다시 해군 장병이 희생될 것을 우려해서다. "우리의 아픔을 다른 가족이 다시 겪어서는 안 된다"는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의 말이 애절하게 와 닿는다. 천안함 사태가 발생한 이래, 우리 사회가 쏟아낸 어떤 말보다 진솔하고 간곡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그 담백한 충정과 지혜에 머리를 숙인다.

실종자 가족들은 혈육을 잃은 고통을 딛고 여러 차례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한주호 준위와 같은 희생이 다시 없도록 구조작업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고, 시신을 찾지 못한 실종자 8명을 산화(散華)로 처리해 함미 인양을 서두르도록 했다. 순국 병사들의 장례도 더러 거론한 서울광장이나 국회의사당을 마다하고 해군장으로'해군의 아들답게'치르기로 했다.

천안함 유족들에게 깊이 머리 숙이는 것은 지혜로운 결단에 감동한 때문만이 아니다. 사회가 온통 어지러운 논란에 매달려 장병의 명예를 해치고 유족의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이 새삼 죄스럽다. 저마다 이념이나 대북 인식, 정치적 이해 등에 얽매여 무작정 '무력 응징'등 강경론을 외치거나, 반대로 온갖 황당한 의혹을 떠들며 애써 북한을 비호하는 이들이 과연 진정으로 장병의 안위를 걱정하고 희생을 애도하는지 의심스럽다.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극단에 치우친 사회 세력과 집단은 천안함 유족의 충정 앞에 스스로 각성하고 자제해야 한다. 늘 일깨우지만, 후방에 편히 앉아 장병의 희생을 강요하는 맹목적'안보우선론자'들은 어린 병사들의 살이 찢기고 뼈가 부서지는 참혹한 고통을 이제라도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또 자식 같은 병사들이 자취도 없이 산화한 사태에도 북한과 남북관계를 먼저 걱정한'민족우선주의자'들은 자신이 딛고 사는 땅을 장병들이 목숨 걸고 지킨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한 준위의 살신성인에까지 허무맹랑한 의혹을 제기한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은 스스로 통렬한 반성과 매질을 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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