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속에서 태어났으니 아이이름을 쩐성(震生: 지진이 낳았다)이라고 합시다.”
중국 북서부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에서 강진이 발생한 14일 저녁 8시께 부상자들로 넘쳐나는 위수주 인민병원 앞 나무 숲 사이에 마련된 간이분만실에서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병원건물은 이미 지진충격으로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부상자를 치료하던 의사와 간호사들은 잠시 일손을 멈추고 제대로 된 의료기구도 없이 손전등을 비추며 핏덩어리 남자아이를 받아냈다. 신생아를 얻어 기뻐하는 산모 허우(候)씨에게 의사는 아이이름을 ‘쩐성’이라고 하자고 제안했다.
쓰촨(四川)성 출신인 허우씨 부부는 2년 전 쓰촨성 원촨(汶川) 대지진이 발생한 5월12일 첫 아이를 쓰촨에서 낳았다. 그 후 지진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칭하이성 위수현으로 이사와 1년 반 정도 장사를 하며 살다가 진도 7.1의 강진이 발생한 14일 위수현에서 또다시 둘째 아이를 낳은 것이다. 허우씨는 둘째 아이를 받아 안으며 “첫 아이가 지진발생 시점에 태어났는데 둘째 아이까지 이 때 낳을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나는 정말 지진과 인연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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