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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7차전 5세트끝… 삼성화재 '네번째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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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7차전 5세트끝… 삼성화재 '네번째 키스'

입력
2010.04.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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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승부 혈전 현대캐피탈 누르고 통합우승… 마지막 득점 가빈 MVP

'배구명가' 삼성화재가 숙명의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풀세트 혈투 끝에 따돌리고 'V4'를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19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NH농협 2009~10 시즌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3-2(25-22 28-30 25-19 16-25 15-11)로 이겨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통합우승으로 리그 3연패를 이룬 삼성화재는 통산 V4에 올랐다.

챔프전 1차전에 이어 또 다시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인 50점을 기록한 삼성화재 가빈은 기자단 투표에서 45표 중 44표 몰표를 받아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최종전 풀세트. 끝까지 챔피언 타이틀 향방을 알 수 없었던 최고의 명승부가 연출됐다. 코트는 초반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삼성화재는 '특급용병' 가빈을 중심으로 젖 먹던 힘까지 짜냈고, 도전자 현대캐피탈도 용병급 토종거포 박철우(31점)를 앞세워 맞섰다.

기선 제압은 삼성화재의 몫이었다. 1세트 19-19의 팽팽한 흐름에서 삼성화재는 가빈의 오픈 공격을 시작으로 상대 범실을 두 개 묶어 4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25-22로 세트를 가져왔다. 숨 막히는 듀스 접전이 이어졌던 2세트에서는 현대캐피탈이 기세를 올렸다. 삼성화재가 24-24에서 가빈을 앞세워 세트포인트를 잡아나갔지만 현대캐피탈의 집중력이 이를 뒤집었다. 현대캐피탈은 28-27로 뒤진 상황에서 박철우의 고공강타가 빛을 발휘했다.

박철우는 듀스를 만드는 오픈 공격을 시작으로 펼친 공방끝에 2연속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와 4세트를 각각 나눠가지며 맞은 운명의 5세트. 해결사 싸움에서 삼성화재가 확실히 우위를 지켰다. 가빈은 5세트에서만 8점을 쏟아 부으며 최고 거포임을 증명했다. 현대캐피탈도 박철우에게 공을 몰아줬지만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삼성화재는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박철우의 공격 범실로 달아났고, 6-4에서는 조승목이 박철우의 백어택을 잡아내 3점차로 점수를 벌렸다. 그리고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결정적인 미스에 웃었다. 10-7로 앞선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러닝 스파이크를 네트에 때리는 바람에 승기를 잡았다. 결국 삼성화재는 14-11에서 가빈이 마지막 점수를 올리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 삼성화재 우승 원동력은/ 체력 열세를 극복한 관록

15년 동안 다져진 '삼성화재 왕국'의 관록은 무너지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2009~10 시즌을 앞두고 낮은 평가를 받았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4위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하며 팀을 낮췄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삼성화재는 '캐나다 특급' 가빈과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1위를 질주했다. 역대 최악이라는 전력 평가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는 프로 출범 후 가장 빨리 시즌 우승을 확정지으며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했다.

삼성화재가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가빈의 맹활약도 있었지만 촘촘한 조직력과 단합의 문화가 큰 몫을 차지했다. 슈퍼리그 시절부터 동고동락했던 34세 동갑내기 3인방 최태웅과 석진욱, 손재홍의 공수에 걸친 팔방미인 같은 활약으로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특히 주장 석진욱은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극한의 상황 속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팀의 버팀목이 됐다.

신 감독도 삼성화재의 '관록배구'를 믿었기에 많은 주문을 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신 감독은 "팀만의 색깔이 있는데 우리는 단합의 문화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 모두 묵묵히 제 몫을 수행하는 게 삼성화재"라고 말했다. 결국 관록의 배구는 결정적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3승1패에서 2연패를 당하며 3승3패에서 맞은 운명의 7차전. 주전들의 평균 나이가 30세에 달하는 삼성화재는 체력이 바닥나는 상황에서도 그 동안의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빼어난 집중력과 위기 관리 능력으로 3연패를 달성했다.

신 감독이 버릇처럼 입에 달고 다니는 '운칠기삼(운 칠할, 기술 삼할)'보다는 '배구는 기본기가 80%를 먹고 들어간다'는 구절이 삼성화재에 더 와 닿는 올 시즌이었다. 결국 탄탄한 기본기를 토대로 구축한 '삼성화재 왕국'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대전=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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