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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이창기 원사… 장철희 이병…" 목멘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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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이창기 원사… 장철희 이병…" 목멘 MB

입력
2010.04.1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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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천암함 희생 장병 추모 라디오 인터넷 연설'에서 희생자 46명을 일일이 호명했다.

검은 양복 차림에 검은 넥타이를 맨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깊은 슬픔과 충격 속에 있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함미가 인양되고, 실종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태극기에 덮여 나오는 모습에 국민 모두가 울었다"며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하면서, 살아있을 때 불러보지 못했던 사랑하는 우리 장병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불러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창기 원사부터 장철희 이병까지 희생 승조원 46명의 이름을 불러 내려갔다. 최대한 또박또박 불렀고, 부를수록 감정은 출렁거렸다. 눈물이 비치기 시작했고 목도 서서히 메었다. 호명 시간은 전체 연설 시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3분20초였다.

호명 후 감정이 격해진 이 대통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 관등성명을 대면서 우렁차게 복창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편히 쉬기를 바란다. 명령한다"는 대목에서 결국 손수건을 꺼내 코밑 등을 닦았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어제 회의에서 '장병들의 희생을 헛되이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이름을 한번 불러보고 싶다'고 호명을 직접 제안했다"면서 "이는 국민과 함께 승조원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한번 기리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공중파와 뉴스채널 등을 통해서도 생중계된 이날 연설에서 ▦희생 장병 애도 ▦철저한 원인 조사와 단호한 대처를 통해 안보에서는 어떠한 타협과 양보가 없다는 의지 ▦천안함 사고와 헬기 추락 등과 관련한 국민의 따가운 비판 여론을 수용한 개선 의지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연설은 천안함 사고 원인 규명 및 대응을 놓고 일부에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론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취지로도 기획됐다. 이 대통령이 20일 여야 3당 대표와 오찬간담회를 갖는데 이어 전직 대통령, 군 원로, 종교단체 지도자 등을 잇따라 만날 예정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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